[히트카드 공식⑥] 8년째 다시 쓰는 기본…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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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카드 공식⑥] 8년째 다시 쓰는 기본…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투데이신문 2026-06-12 08:29:46 신고

3줄요약

카드 한 장이 시장에 오래 남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할인율이 높거나 혜택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이름이 소비자의 기억에 남고, 디자인이 브랜드를 각인시켰으며, 당시 사람들이 카드에 기대하던 효용을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이다. 어떤 카드는 카드사의 이미지를 바꿨고, 어떤 카드는 이후 업계 상품 기획의 기준이 됐다.

‘히트카드 공식’은 시장의 선택을 받았던 주요 카드 상품을 통해 카드업계의 변화를 되짚어보는 연재다. 해당 카드가 어떤 시장 환경에서 등장했는지, 소비자는 왜 그 카드에 반응했는지, 카드사는 그 상품을 통해 어떤 전략적 방향을 보여줬는지를 살펴본다. 

발급량과 할인율 숫자 뒤에는 이름부터 디자인, 타깃, 혜택 구조가 함께 작동한다. 이번 시리즈는 카드 한 장에 담긴 카드사의 계산과 소비자의 선택을 따라가며, 카드업계의 상품 전략과 소비 트렌드가 어떻게 맞물려 변화해왔는지 읽어본다.

카드의정석 카드 [사진=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카드 [사진=우리카드]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신용카드 시장에서 흥행 공식의 유효기간은 길지 않다. 소비 방식이 달라지면 과거의 대표 혜택은 복잡한 조건으로 전락하고, 한때 익숙했던 상품명도 새로운 브랜드에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다. 카드사들이 정기적으로 상품 라인업과 브랜드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은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지난 2018년 포인트 적립형 상품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후 할인, 쇼핑, 여행, 고정비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도 ‘카드의정석’이라는 고유한 이름을 고수했다. 하나의 상품 구조만 고집한 것이 아니라, 동일한 브랜드 안에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최적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담아온 결과다.

최근 시장에 선보인 ‘카드의정석2 SUPER’는 이러한 브랜드 진화의 현재를 잘 보여준다.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전월 실적 조건 없이 2% 청구할인을 제공하며, 무이자 할부와 해외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을 결합했다. 초창기 카드의정석이 일상 소비 영역을 세분화해 적립 효율을 높였다면, ‘SUPER’는 까다로운 조건을 과감히 제거하고 어디서나 통하는 핵심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다.

8년간 브랜드 명칭은 유지됐으나 그 안에 담긴 ‘기본’의 가치는 끊임없이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새로운 브랜드로 변화를 알리는 대신, ‘카드의정석’이라는 익숙한 틀 안에서 시대별 소비자의 요구를 정밀하게 반영해 오고 있다.

김현정 한국화 작가의 작품이 돋보이는 카드의정석 이미지 [사진=우리카드]
김현정 한국화 작가의 작품이 돋보이는 카드의정석 이미지 [사진=우리카드]

기본을 상품으로…카드의정석의 출발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독립 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은행 계열사로서의 폭넓은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었지만, 우리카드만의 상품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였다. 카드의정석은 우리카드가 이 질문에 내놓은 대표적인 답이었다.

그 시발점은 2018년 4월 출시된 ‘카드의정석 POINT’였다. 당시 정원재 사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고객을 위한 기본기’를 구체화한 첫 상품으로, 빅데이터 분석과 고객 선호도 조사, 영업 현장의 요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획됐다.

초기 상품군은 ‘카드의정석 POINT’, ‘POINT 주거래’, ‘체크카드’ 등으로 구성됐다. 전 업종에 걸쳐 기본 포인트를 촘촘히 설계하고 이동통신, 대중교통, 전기차 충전, 커피, 영화, 쇼핑, 주유, 해외 이용 등 자주 쓰는 생활 밀착형 영역에는 우대 적립률을 적용했다.

당시 빠르게 확산하던 간편결제 시장의 흐름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 등에 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경우 추가 적립 혜택을 부여했다. 범용적인 기본 적립을 기반으로 이용 빈도가 높은 생활 영역에서 혜택을 두텁게 쌓는 구조였다.

‘카드의정석’이라는 직관적인 명칭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대변한다. 일시적인 파격보다 카드 사용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필수 혜택을 누수 없이 담겠다는 의미였다. 상품명 자체가 우리카드가 추구할 상품 개발의 기준이 된 셈이다.

디자인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철학을 투영했다. 우리카드는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의 작품 ‘과유불급’을 카드 플레이트에 도입했다. 실속 없는 혜택의 가짓수만 늘리기보다 현명한 소비의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메시지를 한국적인 이미지로 풀어냈다. 금융상품과 순수 미술의 결합, 그리고 연계 전시회 개최는 ‘카드의정석’을 단순한 금융 상품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장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출시 20개월 만에 누적 발급 500만좌를 돌파했다. 포인트형으로 출발한 라인업은 이후 할인형, 쇼핑형, 생활형 등으로 가지를 뻗으며 우리카드의 성장을 견인하는 간판 상품군으로 안착했다.

카드의정석 시리즈 [사진=우리카드]
카드의정석 시리즈 [사진=우리카드]

하나의 이름에 여러 생활을 담다

카드의정석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은 단일 브랜드의 장기적인 영속성에 있다. 대다수 카드사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이름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것과 달리, 우리카드는 카드의정석이라는 큰 틀을 유지한 채 그 안의 혜택 구조를 유연하게 변경해왔다.

초기 상품군이 포인트 적립과 할인이라는 신용카드의 전통적인 두 축에 집중했다면, 이후 소비 영역이 다변화되면서 쇼핑, 여행, 고정비, 간편결제, 프리미엄 등으로 라인업을 정교하게 넓혔다. 하나의 카드에 모든 혜택을 밀어 넣기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개별 솔루션을 제안하는 전략이다.

일례로 ‘카드의정석 EVERY POINT’는 국내외 가맹점 기본 적립과 온라인 간편결제 추가 혜택을 앞세웠다. 복잡한 업종별 구분 없이 지출 전반에서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카드의정석2’ 라인업에서는 소비 목적에 따른 구분이 더욱 선명해졌다. ‘ROUTINE’은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 교육비, 통신비 등 정기적·반복적 지출 항목에 특화됐으며, ‘SHOPPER’는 온·오프라인 쇼핑 및 쇼핑 멤버십 구독 혜택에 역량을 집중했다. 동일한 브랜드 이름 아래 다변화된 소비 구조를 안정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우리카드가 카드의정석을 단순 상품이 아닌 브랜드로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잘 팔린 상품명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브랜드를 기반으로 세부 상품을 끊임없이 리뉴얼하고 추가하는 구조다.

과거 우리카드는 ‘우리V카드’처럼 한 시대를 대표했던 상품을 보유한 바 있다. 다만 과거 상품과 현재 주력이 단절되는 일반적인 흐름과 달리, 카드의정석은 2018년 이후 현재까지 같은 브랜드 안에서 상품의 세대를 자연스럽게 이어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드의정석2 SUPER [사진=우리카드]
카드의정석2 SUPER [사진=우리카드]

카드의정석2 SUPER…단순함을 새로운 기본으로

최근 우리카드가 전면에 세운 상품은 카드의정석2 SUPER다. 카드의정석이 쌓아온 실용적 이미지는 이어가되, 혜택을 전달하는 방식은 한층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다듬었다.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전월 실적 없이 2%를 할인하며, 월 할인 한도는 최대 10만원이다. 국내 가맹점에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2~3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해외 이용 시에는 국제브랜드사 수수료와 해외이용 수수료를 합친 총 1.3%를 면제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해외 겸용 모두 3만원이다.

혜택을 특정 업종과 결제 방식에 따라 잘게 나누기보다 범용 할인과 무이자 할부, 해외 이용 편의를 전면에 배치했다. 첫 카드의정석이 생활 속 주요 소비 영역을 세밀하게 챙겼다면, SUPER는 복잡한 조건을 걷어낸 범용성을 새로운 기본으로 제시한 셈이다.

마케팅에는 새로운 언어를 입혔다. 우리카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아이돌 캐릭터 위지(WEASY)를 카드 플레이트와 캠페인에 활용했다. Woori와 Easy를 결합한 이름으로, 쉽고 즐거운 카드 생활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대표 브랜드는 유지하면서도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은 지금의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바꿨다.

카드의정석은 2018년 생활 업종과 간편결제를 결합한 POINT에서 출발해 쇼핑·여행·고정비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소비가 세분화될수록 상품도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게 나뉘었고, 최근 SUPER에서는 다시 조건을 덜어낸 범용 할인으로 중심을 옮겼다.

무실적 2% 할인과 무이자 할부, 해외수수료 면제는 서로 다른 혜택처럼 보이지만 방향은 하나다. 소비자가 카드를 쓰기 전에 따져야 할 조건과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카드의정석이 8년간 이어진 힘은 하나의 정답을 고수한 데 있지 않다. 포인트 적립에서 생활형 세분화로, 다시 단순한 범용 할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시대마다 달라지는 기본을 새롭게 써온 유연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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