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크지 않은 만큼 이번 승부는 전술보다 환경이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변수는 단연 고지대다.
결전 장소인 과달라하라는 해발 1571m에 위치해 있다. 평지보다 기압이 낮아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 줄어든다. 같은 속도로 뛰어도 호흡은 더 가빠지고 체력 소모는 빨라진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차이가 더욱 커진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며 누구보다 일찍 고지대 적응에 공을 들였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해발 1460m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캠프를 운영했다. 이후 과달라하라로 이동해 현지 적응까지 마쳤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3주 가까이 고지대 생활을 이어온 셈이다.
반면 체코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체코는 해발 150m 수준의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훈련하다 경기 하루 전인 10일에야 과달라하라에 도착했다. 적응 대신 '최소 노출 전략'을 택했다. 고지대 스트레스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경기를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체코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고지대 관련 질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항상 듣는 질문"이라며 "우리는 정해진 상황에 적응할 뿐이다. 너무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어떤 모습이 나올지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고지대는 무시한다고 사라지는 변수가 아니다.
이번 대회 공인구인 '트리온다' 역시 변수다. 단 4개의 패널로 제작돼 기존 공보다 표면이 매끄럽다. 고지대 환경과 결합할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궤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우기에 접어든 과달라하라의 비까지 더해지면 경기 양상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한국이 기대하는 지점은 경기 후반이다. 후반 30분 이후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미 고지대 적응을 마친 상태지만 체코는 장거리 이동 직후 경기에 나선다. 체력 회복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조별리그 전체 일정도 한국에 유리하다. 한국의 조별리그 이동거리는 637㎞로 참가국 중 7번째로 짧다. 반면 체코는 4523㎞로 세 번째로 길다. 체코 입장에서는 첫 경기부터 체력을 모두 쏟아붓기 어려운 환경이다.
1571m 고지대에서 먼저 숨이 차는 팀이 어느 쪽이냐. 체코전 승패를 가를 또 하나의 전장이 그라운드 위가 아닌 공기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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