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을 먹을 때 마지막에 고소함을 더하려 넣던 참기름이 북미와 유럽 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세계적인 움직임과 한국 문화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올해 들어 참기름 수출액과 물량 모두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액 37% 급증…3년 연속 성장세 굳히기
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 달러(약 9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수출 물량 역시 657톤으로 47.6% 늘어나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같은 기간 수출액(270만 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껑충 뛴 수치다. 참기름 수출액은 2024년 20.3%, 2025년 28.2%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며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미국·캐나다 중심 북미 시장이 성장의 주역
나라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 수출의 41.7%를 차지해 가장 큰 시장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13년 이후 14년 연속으로 한국산 참기름을 가장 많이 사가는 나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캐나다, 대만, 호주,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특히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1~4월 미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8%, 캐나다는 249%나 급증했다. 대륙 전체로 보면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북미 시장이 전체 수출의 절반이 넘는 51.3%를 차지한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에서도 소비가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영국에서는 지난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255.2% 폭증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올해 4월까지 한국산 참기름을 수입한 나라는 모두 62개국에 달한다.
올리브오일처럼…'요리 마무리용 기름'으로 인식 바뀐 덕분
이 같은 성장은 참기름을 대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공 물질을 넣지 않고 천연 방식으로 짜낸 식물성 기름이라는 점이 자연 식단을 선호하는 이들의 눈에 띄었다. 서양에서 샐러드나 채소, 생선 요리를 마칠 때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듯, 한식의 마지막에 참기름을 치는 방식을 요리의 완성을 돕는 '고급 마무리용 오일'로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 라면이나 볶음 소스 같은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깊이 파고들면서, 소셜미디어를 보고 한식을 직접 만들어 보려는 외국인들이 참기름을 필수 재료로 함께 구매하는 묶음 소비 현상도 힘을 보탰다. 한국 음식의 재료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서구권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보편적인 기름으로 대접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몸에 좋지만 과다 섭취 주의…과거엔 미용 재료로 쓰이기도
참기름은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과 올레산을 품고 있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섭취량을 따로 정해두지 않았으나, 기름 성분인 만큼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므로 양을 조절해야 한다.
한편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 참기름의 강한 향을 낯설어해 음식 대신 보습이나 진정 목적의 피부 관리, 마사지 오일, 비누, 향수 등 미용 재료로 먼저 쓰기도 했다. 역사 속 인물인 클레오파트라가 햇빛을 막는 미용액으로 참기름을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서구권에서는 오랫동안 먹는 것보다 피부에 바르는 재료로 친숙했다는 이색적인 역사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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