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15세 가장 된 소녀, 우울증 엄마 지키며 보석 같은 꿈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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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15세 가장 된 소녀, 우울증 엄마 지키며 보석 같은 꿈 키운다

뉴스컬처 2026-06-12 04:29: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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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동행'이 누구보다 일찍 어른이 되어야 했던 한 소녀의 특별한 일상을 공개한다.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돌보며 가족의 버팀목이 된 15세 도연이의 사연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전망이다.

13일 오후 6시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살림과 돌봄, 그리고 자신의 꿈까지 놓지 않으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도연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사진=동행
사진=동행

도연이는 동네 시장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장을 보러 나가면 상인들이 먼저 이름을 부를 정도다.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시장을 오가며 식재료를 구입해온 덕분에 수년째 인연을 이어온 단골 가게도 적지 않다. 반갑게 안부를 묻고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오랜 단골손님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 나이에도 능숙하게 장을 보고 살림을 챙기는 도연이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특하다"고 입을 모은다. 넉살 좋은 성격 덕분에 나물을 덤으로 얻거나 귀여운 흥정을 하는 일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일상을 살게 된 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다.

사진=동행
사진=동행

도연이의 엄마는 수년째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또래 친구들이 부모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추억을 쌓을 나이에 도연이는 엄마의 병원 진료와 약 처방을 챙기며 시간을 보냈다. 집안일은 물론 식사 준비와 청소까지 대부분 도연이의 몫이 됐다.

엄마의 건강을 위해 좋다는 약초와 산나물을 찾아 직접 산을 오르는 것도 도연이의 일상이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소녀의 하루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엄마가 깊은 우울증에 빠지게 된 배경도 녹록지 않았다. 결혼 생활의 갈등 끝에 이혼을 겪은 뒤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이 겹쳤다. 여기에 신경 치료를 위해 찾은 치과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으면서 삶은 더욱 힘겨워졌다.

치료 부위에 염증과 고름이 생기며 상태가 악화됐고, 이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료 과실 여부를 둘러싼 법적 다툼도 이어졌지만 결과를 얻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반복되는 수술과 통증은 엄마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경제활동까지 어려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울증은 더 깊어졌고, 외출조차 쉽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약에 의존해 하루 대부분을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도연이는 자연스럽게 엄마의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됐다.

사진=동행
사진=동행

그러나 최근 엄마에게도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늘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딸을 보며 더 이상 무너져 있을 수만은 없다고 결심한 것이다.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부업을 시작하고 식당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 등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엄마는 자신 때문에 너무 빨리 철들어버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다. 이제라도 평범한 엄마의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모녀의 주거 환경 역시 넉넉하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친척 집에 들어와 살게 된 지 벌써 6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잠시 머물 생각이었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현재 엄마와 도연이는 욕실 옆 작은 방 한 칸에서 생활하고 있다.

함께 살고 있는 이모 역시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도연이는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지낸다. 여기에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할머니마저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할 걱정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사진=동행
사진=동행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시간에도 도연이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형편상 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지만 꿈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요리사를 꿈꿨고, 아픈 엄마를 돕고 싶어 신약 개발 연구원을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게 됐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도연이는 이제 보석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꿈을 품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여건은 아니지만 집에서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틈만 나면 스케치북을 펼친다. 작은 종이 위에 자신만의 세상을 그려내며 미래를 향한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도연이. 엄마를 향한 사랑과 자신의 꿈을 향한 열정으로 하루를 버텨내는 열다섯 살 소녀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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