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분위기 속, 유일하게 울산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이차전지, 조선업 회복 등 산업 호재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학군지 단지인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전용 84㎡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9억68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년 사이 2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같은 단지 전용 59㎡도 같은 기간 6억5000만원에서 8억800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공업탑 인근 '대공원월드메르디앙'도 올해 1월 전용 84㎡가 1년 새 1억원 오른 9억3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전용 84㎡ 매물은 1건 나와 있는데, 호가는 13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2028년 입주 예정인 '라엘에스'는 지난 3월 전용 84㎡ 분양·입주권이 12억12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호가는 13억4600만원까지 올랐다.
현장의 공인중개사 대표는 "작년만 해도 6억원대였던 32평형 아파트가 최근 7억원대 중반까지 올라왔다"라며 "처음에는 매수자들이 이 가격에는 못 산다고 버텼지만 가격이 쉽게 내려오지 않자 결국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옥동과 신정동 일대는 대공원, 학군, 학원가, 관공서가 몰려 있어 울산에서 수요가 모이는 곳"이라며 "현대차나 조선업 쪽에 다니는 사람도 자녀 교육 때문에 온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6월 첫째 주까지 울산 아파트값은 2.42% 올랐다. 서울(3.9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대구(-0.65%), 대전(-0.20%), 광주(-1.28%)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둘째 주부터 올해 6월 첫째 주까지 46주 연속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제조업 훈풍에 살아난 울산 부동산
이러한 울산 부동산을 떠받치는 건 AI 산업 호재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추진하는 7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 울산 남구 황성동 일대 3만6000㎡ 부지에 100㎿급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특히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AI 인프라 협력을 논의하면서 울산 데이터센터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이 사업을 통해 향후 30년간 7만8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25조원 규모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AI로 인해 산업도시 울산에 대한 재평가, 지역 구매력 확대 기대가 집값을 자극한다는 분석이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은 결국 구매력이 결정한다"며 "산업 호재가 생기면 구매력 있는 수요가 늘고, 이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단지부터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처럼 지역 전체가 함께 오르는 시장이 아니라 다극화·양극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라며 "30·40대 고소득 맞벌이의 결합 자본력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수요가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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