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홈플러스 운명을 좌우할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가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운영자금 확보를 둘러싼 ‘핑퐁’이 계속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자금 2000억원 조달 과정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을 보증키로 하면서, 나머지 1000억원 조달의 향방이 메리츠금융그룹의 몫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메리츠 측이 MBK 김병주 회장의 개인 보증을 완강히 요구하고 있어, MBK의 다음 움직임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MBK·홈플러스 사태해결 TF(이하 TF)’,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등은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의 DIP(회생기업에 대한 대출) 금융 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은 MBK를 압박하기 위해 ‘MBK의 금융감독원 제재심 촉구’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MBK가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하면서, 화살은 나머지 1000억원의 열쇠를 쥔 메리츠로 향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자금줄이 말라 당장 1~2개월을 버틸 자금도 부족한 한계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추진 중인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이 법원에서 가결되고, 점포 매각 등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 규모의 추가 DIP 파이낸싱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자금이 조달될 경우, 약 62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 지급과 상품 대금 결제 등 필수 영업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은 1000억원 규모의 초단기(2~3개월) 브릿지론 대출 조건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 측은 대출 조건으로 6%대 금리와 함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법인 및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이행보증’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홈플러스는 김광일 대표(MBK 부회장)의 지급보증까지만 가능하다며 맞서왔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채권 2조6000억원 가운데 약 1조2000억원의 담보권을 갖고 있는 최대 채권자다.
TF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메리츠의 DIP 대출을 촉구했다.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지자 메리츠금융그룹 측도 전향적 검토 의사를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당초 메리츠는 주주충실의무 및 선관주의의무 등 법적인 제약 요건 때문에 대출이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김병주 회장과 MBK의 신용도를 감안하면 1000억원 범위 내의 지원은 가능하다고 선회한 것이다.
다만 메리츠는 MBK 본사와 대주주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MBK 본사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있다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홈플러스의 목줄을 쥔 2000억원 조달의 최종 열쇠는 다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결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내달 3일로 잡힌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MBK가 메리츠의 '오너 보증' 요구를 수용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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