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광주 지역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남자친구가 고인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며 상사의 강압적인 회식 문화와 갑질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숨진 소방관의 남자친구 A씨는 이날 통화에서 “고인은 평소 (팀원들이) 밤늦게까지 과도하게 술을 먹이거나 가기 싫은 노래방을 강요하는 등 조직 내 잦은 음주 모임으로 몹시 힘들어했다”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자친구는 회식 참석 자체를 큰 부담으로 느꼈으나 분위기상 거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상사의 부적절한 요구로 난처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고인은 “팀장님이랑 둘이 노래방을 가야 할 것 같다”며 거절하기 힘든 무리한 요구에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해외여행을 앞둔 여자친구에게 상사들이 특정 술과 선물을 사 오라고 압박해 캐리어 두 개를 들고 가게 만들기도 했다”며 “가기 싫은 회식 자리에 억지로 불러놓고 여자친구에게만 차량을 가져오게 하는 등 부당한 대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A씨는 고인이 숨진 뒤 광주소방본부가 작성한 ‘사망 면직서’ 공문 내용이 명백한 2차 가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공문에는 고인의 생전 상담 기록을 인용해 사망 원인을 마치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및 어려움 호소’ 때문인 것처럼 적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A씨는 “그 공문 탓에 오죽하면 상주로 선 장례식장에서조차 ‘남자친구 때문에 죽었다’는 허무맹랑하고 기막힌 소리를 들어야 했겠느냐”며 “이는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자 유가족과 내게 큰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에게 충분한 설명도 없이 공문을 작성해 뒤늦게 수정과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관계 기관의 미온적인 대응 탓에 결국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고인은 지난해 10월 광주의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던 중 전남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5개월이 넘도록 본부 차원의 감찰이 이뤄지지 않자 직접 상급 기관인 소방청을 방문해 항의했고, 그제야 감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조는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명명백백한 진상 조사와 광주소방본부의 전면적인 조직 문화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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