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11부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안부수 전 회장의 과거 진술을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11일 진행된 4일차 공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지목됐던 안 전 회장은 건강 문제를 사유로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거동 불편을 이유로 인근 법원의 영상 중계 시스템을 활용한 원격 신문조차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대북 지원 사업의 실질적 추진자였던 그는 금송 묘목의 적정성과 밀가루 사업비 전용 의혹 등 재판의 핵심 쟁점을 풀 열쇠를 쥔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출석이 무산되자 검찰은 우회로를 모색했다.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에 대한 별건 재판 당시 안 전 회장이 선서 후 증언한 녹취록을 대체 증거로 써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은 본인의 법정 출석과 진술 인정, 피고인 측 반대신문을 거쳐야 검찰 조서를 증거로 인정한다.
변호인단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국회 조사 과정에서 안 전 회장의 종전 진술과 충돌하는 새로운 사실이 다수 드러났다는 점을 근거로, 신빙성 확보가 어렵고 반대신문권 역시 보장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팽팽한 대립 끝에 송병훈 부장판사는 변호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야간 공판을 정리하며 검찰 조서와 별건 재판 녹취록 모두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담보되지 않아 현 시점에서는 증거 목록에서 뺀다고 선고했다.
검찰은 강력히 반발했다. 피고인이 스스로 선택한 국민참여재판에서 핵심 증인의 진술이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증거로 먼저 채택한 뒤 변호인이 다른 자료로 신빙성을 탄핵하고 검찰이 이를 입증하며 공방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분리 기소 전략을 문제 삼았다. 녹취록 자체의 증거 능력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애초에 신 전 국장을 기소할 때 이 전 부지사를 함께 기소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측 증인 불출석으로 인한 불이익을 피고인에게 떠넘기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만 다음 주까지 안 전 회장의 출석이 성사되면 증인신문을 진행할 여지는 열어뒀다.
이날 법정에는 대북 사업 실무자와 중앙부처 담당자들도 잇달아 증인석에 올랐다. 공범 신분인 신 전 국장은 금송 등 대북 지원이 경기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한 남북 교류 차원이었고 통일부 승인을 거친 적법한 행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실무진 의견 묵살 혐의를 부인하면서, 밀가루 사업 중단·재개 결정 역시 북한의 수용 여부 등 외교적 상황에 따른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산림청 산하기관 전문가는 북한이 말하는 '산림복구'에 거주지 인근 조경을 뜻하는 '원림화' 개념도 포함된다며 금송 지원이 현지 사정에 부합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당시 묘목 반출을 승인한 통일부 교류협력국 과장도 산림청이 적정 의견을 보내와 정상 절차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다만 검찰이 지적한 대로 해당 묘목이 북한 고위층 전용으로 쓰였다면 분배 투명성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은 시인했다.
피고인 신문에서 이 전 부지사는 금송이 북측 고위층 별장용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검찰 추궁에 '안부수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통일부와 산림청의 공식 승인을 거친 합법적 사업을 부지사 직권으로 저지하는 것이야말로 직권남용이라며, 자신은 실무진 판단과 적법 절차를 따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12일에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양측 쟁점별 의견 청취에 이어, 이번 국민참여재판의 최대 관심사인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위증 혐의를 둘러싼 모두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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