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라이벌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지난 2년간 장기 표류해 온 차세대 함정 수주 경쟁은 결국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은 '보안감점'에 의해 희비가 갈렸다.
11일 정부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를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결과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각각 통보했다. 평가 결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보다 근소하게 높은 점수를 획득해 우위를 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수주전의 최대 분수령은 HD현대중공업이 안고 있던 군사기밀 유출 혐의에 따른 보안감점(1.2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과거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무단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방사청은 올해 12월까지 HD현대중공업에 감점을 적용해 왔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법원에 감점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 5일 기각되면서 페널티를 그대로 안고 평가에 임해야 했다.
실제 제안서 평가에서 HD현대중공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점수에서 한화오션을 약 0.6점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2점에 달하는 보안감점이 적용되면서 최종 점수는 한화오션이 0.6점가량 앞서는 역전극이 연출됐다. HD현대중공업의 기술적 우위가 보안 감점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페널티가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가 된 셈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평가 결과에 대해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최종 선정되면 방사청과 긴밀히 협의해 그간 지연된 사업 일정을 만회하고 해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설계·건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핵심 국산화 개발 장비 9종이 탑재되는 만큼 완벽한 체계통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술점수 우위에도 분패한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 점수에서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방사청에 디브리핑을 신청해 평가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과 근거를 명확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각 업체의 사후 설명 요청(디브리핑) 및 이의 신청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추가 협상을 거쳐 7월 말 안으로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국방 프로젝트다. 당초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나눠 맡으며 2024년 착수 예정이었으나, 양사 간의 사법 공방과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정을 미루면서 사업이 2년 가까이 지연됐다. 결국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로 사업 추진 방안을 확정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일각에서는 건조 물량을 두 업체가 나눠 가질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이번 선도함 건조를 따낸 한화오션이 전체 KDDX 사업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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