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최저임금에 별도 적용 않기로 의결"…내년에 다시 논의
다음 회의서 업종별 차등 적용 공방…그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
(세종=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또다시 불발됐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도급제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할지를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최저임금위는 "표결 결과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 별도 적용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도급제는 계약에 따라 일의 성과·물량에 맞춰 보수를 받는 근로 형태다.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현행법상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근로자'로 인정돼야 하는데, 이들은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근로자 측은 기본권 보장과 저임금 구조 완화 등을 이유로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을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요청서를 접수하며 본격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김 장관은 심의요청서에서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세 차례 회의에서도 노사 간 갈등이 거듭되며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근로자 측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공짜 노동'을 줄이고, 무리한 운용을 막아 각종 위험으로부터 생계와 생존을 지켜줄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수 있다며 적용 확대를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데 도급제 근로자 상당수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위 논의 대상조차 될 수 없고, 최저임금 적용을 확대하면 소상공인 등 부담이 가중된다고 반대했다.
결국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이날 투표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이에 따라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는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제6차 회의는 오는 16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회의에서는 사용자 측이 주장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논의된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 한차례 시행된 바 있으나, 1989년부터는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끝나면 노사 양측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전년보다 2.9%(290원) 올랐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말이다. 하지만 대체로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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