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버티는 건 병원뿐…강남대로 상권, '맛집' 지고 'K-메디컬'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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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버티는 건 병원뿐…강남대로 상권, '맛집' 지고 'K-메디컬' 뜨고

르데스크 2026-06-11 18:2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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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표 상권인 강남대로가 외식 중심 거리에서 의료·뷰티 중심 상권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K-메디컬 산업 성장에 힘입어 의료관광 소비가 급증하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의료·뷰티 업종이 강남대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과거 맛집과 카페, 패션 매장이 주도하던 상권 구조가 의료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소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관광 소비는 1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2%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는 전체 의료관광 소비의 29.1%를 차지하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서울시의 '2025 서울관광 소비트렌드 분석'에서도 강남역과 신논현역 일대는 의료 소비가 집중되는 대표 상권으로 분류됐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강남대로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신논현역 인근에서는 지난해까지 추어탕 전문점이 운영되던 자리에 에스테틱 매장이 들어섰다. 또 세계과자 할인점이 있던 공간은 피부과 상담 플랫폼 업체가 입점했다. 강남대로를 따라 늘어선 건물 상당수는 한 개 층이 아닌 여러 개 층을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사용하는 형태였다. 과거 음식점과 카페가 차지했던 공간을 의료·뷰티 업종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 강남대로 일대에서는 의료·뷰티 업종의 입점이 확대되는 추세다. 사진은 과거 추어탕 전문점이 운영되던 신논현역 인근 건물에 에스테틱 매장이 자리한 모습. ©르데스크

 

이러한 흐름은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강남역·신논현역 일대가 포함된 역삼1동의 성형외과 의원 수는 이달 기준 9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수치다. 단순히 신규 병원이 늘어난 수준을 넘어 강남 상권 내 의료 업종의 집적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의 방문 목적 역시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강남대로가 식사와 쇼핑, 모임 중심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피부 관리와 미용 시술, 의료 상담 등 목적형 소비를 위해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논현역에서 만난 직장인 손효민 씨(25·여)는 "강남은 식사 가격 부담이 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외식하러 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피부과나 미용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수진 씨(38·여)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어 여러 곳을 비교하기 쉽고 시술이나 상담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며 "강남에 오는 이유 자체가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높은 임대료를 꼽는다. 강남대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임대료가 형성된 지역 중 하나로 외식업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신논현역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대로 상가는 임대료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이나 개인 자영업자가 장기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며 "현재 신규 입점 업종을 보면 의료·뷰티 업체나 대형 프랜차이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 현재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다수 입점해있는 반면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매장 신규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6월 개점을 앞둔 글로벌 멕시칸 음식 브랜드 치폴레 강남점 공사 현장 모습. ©르데스크

 

실제로 강남대로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나 대기업 계열 매장, 의료·뷰티 업종을 제외하면 신규 입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고 외국인 고객 유입도 가능해 고정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남대로 입지와 궁합이 맞는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강남 상권을 이끌었던 외식업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든 반면 의료·뷰티 산업은 내국인뿐 아니라 해외 수요까지 흡수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강남대로는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종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외식업이 상권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K-뷰티와 K-메디컬 산업이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구정에서 시작된 성형외과·피부과 클러스터가 신사역을 거쳐 강남역 방면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만큼 강남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의료·뷰티 특화 상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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