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핵심 광물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산업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은 특정 국가 의존 구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1조 2900억 원 규모의 소재·부품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산업부, AI 결합 소재 R&D 확대…전략산업 집중 투자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에 전년 대비 9.6% 증가한 총 1조 2,910억 원을 투입한다. 이번 투자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의 소재 개발에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분야에만 4,700억 원 이상이 배정됐으며, 기계금속·자동차·화학 등 주력 산업은 물론 우주·항공, 수소 등 미래 신산업으로도 지원 범위가 넓어졌다.
산업부는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의 고부가 가치 전환과 공급망 대응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소재 연구개발(R&D)과 인공지능(AI)을 연계해, 가상공학 플랫폼을 활용한 설계 및 시뮬레이션 기반의 R&D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는 소부장 공급망 강화를 위한 3기 특화단지 지정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3월 공고를 시작으로 설명회와 평가를 거쳐 7월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앞선 1·2기 특화단지는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전력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산업 중심으로 조성됐으며, 약 11조5000억 원 규모의 민간 투자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화단지는 수요·공급 기업과 연구기관을 한곳에 모아 산업 협력 생태계를 강화하는 핵심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핵심광물 통제 확대…공급망 리스크 구조적 변화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서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지정학적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핵심 광물 수출 통제가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희토류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원자재뿐 아니라 부품과 기술 영역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 리스크는 단기 가격 변동에서 생산 차질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영향권도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와 반도체뿐만 아니라 방산, 풍력, 인공지능(AI) 산업에 이르기까지 핵심 광물 의존도가 도미노처럼 높아지는 흐름이다. 국내 산업계는 배터리와 방산 수출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소재와 중간재 단계에서는 여전히 특정국 편중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핵심 광물 가운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공급망에 대해 전 주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광산 개발부터 분리·정제, 제품 생산, 재자원화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생산국과의 민관 협력 채널을 가동해 수급을 안정화하고, 비축 물량 확대 등 공공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원개발 지원, 성공불융자 확대, 공급망 안정화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국내 생산 기반 확충과 재자원화 산업 육성을 병행한다. 이와 함께 분리·정제 기술 고도화, 대체 소재 및 재활용 기술 개발을 포함한 R&D 전략도 강화한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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