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동성 커플이 형성한 생활공동체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하며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외도 상대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2부(김소영·장창국·문종철 부장판사)는 동성 연인 A씨가 옛 연인 B씨의 외도 상대인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C씨가 A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동성 연인 관계를 법적 보호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먼저 A씨와 B씨의 관계가 단순한 연인 관계를 넘어선 생활공동체였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가족에게 관계를 인정받았고 가족 행사에 함께 참석했으며, 아파트 중도금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등 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은 상호 혼인 의사를 가지고 경제적·육체적·정신적으로 결합한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법상 동성 간 혼인이나 사실혼 자체는 인정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형성한 생활공동체까지 보호 대상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성 커플이 혼인 의사를 바탕으로 육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 결합해 형성한 생활공동체 역시 헌법상 행복추구권에 따라 인정되는 권리"라며 "생활공동체 형성에 따른 이익을 보호할 최소한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동성 동반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2024년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동성 간 사실혼 유사 생활공동체 역시 법적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점에서 대법원 판결의 취지와 다르지 않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가 청구한 위자료 3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인정하고, 관계 파탄의 책임이 있는 C씨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다.
시민단체 모두의결혼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은 동성 부부의 관계를 법 밖에 방치하지 않고 보호받아야 할 생활공동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현행법상 동성혼이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동성 커플의 사실혼 관계에 대해 법원이 일정한 보호 필요성을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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