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뛰어도 여행은 간다”…‘고객 락인’ 사활 건 트래블카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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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뛰어도 여행은 간다”…‘고객 락인’ 사활 건 트래블카드 대전

직썰 2026-06-11 1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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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활주로. [연합뉴스]
인천공항 활주로. [연합뉴스]

[직썰 / 이연주 기자] 국내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정체에 직면한 카드업계가 해외 결제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엔데믹 이후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출시한 ‘트래블카드’가 핵심 무기다. 트래블카드는 단기적인 수수료 수익을 넘어 미래 핵심 소비층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강력해, 여름 휴가철을 앞둔 카드사들의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15% 급증한 해외 결제…“수수료 포기해도 남는 장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우리 국민의 트래블 체크카드 사용액은 2조40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급증했다. 고환율 지속으로 해외 직구나 일반 소비가 다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무색하게, 해외여행 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며 이용 실적이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시장은 선두 주자인 하나카드를 필두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맹렬히 추격하는 3강 구도다.

카드사들이 환전 및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이 시장에 공을 짓들이는 이유는 장기적인 ‘고객 생애 가치’ 때문이다. 여행, 환전, 간편결제 등으로 이어지는 금융 서비스 전반을 자사 앱과 연동할 수 있어,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최적의 카드라는 분석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초기 폭발적인 발급량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졌으나, 실제 해외에서 카드를 쓰는 이용 수요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단기 마케팅 비용보다 고객 확보라는 장기적 실익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1000만 독주 하나에 신한·KB ‘특화 혜택’으로 맞불

현재 트래블카드 시장의 절대강자는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해외 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는 물론, 업계 최다 수준인 58개 통화의 무료 환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트래블로그는 출시 초기부터 과도한 프로모션비나 무리한 모집인을 통한 push(강제) 영업 없이 오직 서비스 경쟁력으로만 승부했다”며 “이 덕분에 해외여행 시 반드시 이 카드를 찾는 충성도 높은 진성 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세도 매섭다. 신한카드가 선보인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여행 제휴 서비스에 방점을 찍었다. 연 2회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일본 편의점 할인, 해외 대중교통 할인 등 국가별 맞춤형 혜택으로 실속파 여행객들을 파고들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글로벌 오프라인 가맹점들과의 직접적인 제휴를 대폭 강화했다”며 “항공, 숙박, 쇼핑 등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신한카드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해외 혜택(환율 우대 및 수수료 면제)뿐 아니라 국내 카페, 베이커리, 철도 할인 등 일상 속 혜택을 결합해 차별화를 꾀했다. 자사 간편결제 플랫폼인 ‘KB Pay’와의 연동성을 높인 범용성 확장이 특징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해외여행 시에만 반짝 쓰이고 버려지는 카드가 아니라, 귀국 후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주거래 카드로 기능하도록 설계했다”며 “종합 금융 플랫폼인 KB Pay 안에서 결제와 환전, 일상 혜택이 물 흐르듯 연결되는 완벽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처는 ‘일본’…환율 우대 넘어 플랫폼 생태계 경쟁으로

카드사들이 가장 날을 세우는 격전지는 단연 일본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해외 출국자 1068만 명 중 43.3%에 달하는 462만5900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여행객 10명 중 4명이 일본으로 향한 만큼, 일본 시장의 성패가 전체 트래블카드 점유율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단순 환전 수수료 우대를 넘어 현지 밀착형 프로모션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 현지 가맹점 및 숙박 할인, 편의점·드럭스토어 특화 할인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여행 준비 단계부터 귀국 이후까지 고객의 일상을 자사 금융 플랫폼에 묶어두려는 고도의 락인 전략으로 본다. 과거 환율 우대 수준에 머물렀던 트래블카드 경쟁이 이제는 종합 여행 플랫폼 생태계 싸움으로 진화했다.

카드사 다른 관계자는 “엔저 현상 등 대외 변수가 있지만 해외여행 소비 패턴 자체가 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며 “고객을 붙잡기 위한 카드사 간의 혜택 경쟁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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