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왼쪽), 허남준(오른쪽). 사진제공 | 프레인글로벌, 에이치솔리드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박지훈, 이채민, 문상민, 김재원. 최근 안방극장과 OTT의 중심부를 장식해 온 이름들이다. 이들 20대 남배우들은 한동안 주연 시장에 단단한 성채를 구축하며 그들만의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며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콘크리트 라인’에도 미세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바야흐로 관록과 내공으로 무장한 8090 배우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그 중심에는 시장의 화제성을 양분하며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1993년생 허남준과 1982년생 김무열이 있다.
‘멋진 신세계’ 속 허남준(차세계 역). 사진캡처 | 유튜브 SBS
조선 시대 악녀의 영혼이 빙의된 무명 배우와 자본주의 괴물 재벌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에서 허남준은 재벌 3세 차세계 역을 맡았다. 기존 미디어 속 재벌 캐릭터들이 각 잡힌 수트와 정제된 톤으로 무게를 잡았다면, 허남준은 그 틀 안에서도 거칠고 날것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재벌 연기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거침없이 내뱉는 듯 하지만 철저하게 계산된 호흡, 오만한 눈빛과 금방이라도 돌진할 것 같은 야수성, 강인한 모습 이면의 처절한 결핍은 시청자들을 완벽히 매료시켰다. 자칫 클리셰로 전락할 수 있는 캐릭터에 퇴폐적인 섹시함과 살아있는 텍스처를 새겨넣은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숨에 ‘차세대 섹시 남주’로 우뚝 섰다.
‘참교육’ 속 김무열(나화진 역). 사진캡처 | 유튜브 넷플릭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공개 직후 한국은 물론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쇼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신화를 쓰고 있다. 극 중 교권보호국 핵심 감독관 나화진 역을 맡은 김무열은 특전사 출신이라는 설정에 걸맞은 고난도의 리얼 액션과 능청스러우면서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김무열의 저력은 화제성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증명됐다. 그는 ‘멋진 신세계’의 임지연과 허남준마저 제치고 TV-OTT 통합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인물 부문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년 남성 연기자 특유의 깊은 연륜에 힘입어 새로운 ‘아저씨 신드롬’이 시작됐다는 평도 잇따른다.
이처럼 20대 독주 양상이던 남성 주연 배우 시장의 전선이 확대되면서 시청자들의 즐거움도 배가된 인상이. 청춘스타들이 쥐고 있던 헤게모니를 거침없는 기세로 뒤흔들고 있는 8090 남성 연기자들의 활약에 방송가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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