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STO, 법 만든다고 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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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K-STO, 법 만든다고 끝 아니다

한스경제 2026-06-11 16:11: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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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스퀘어에서 열린 '2026 매경 자본시장 대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한국형 토큰증권(K-STO)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본부장. /전시현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스퀘어에서 열린 '2026 매경 자본시장 대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한국형 토큰증권(K-STO)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본부장. /전시현 기자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토큰증권(STO) 제도화가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한국형 토큰증권(K-STO)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적 기반 마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시간 결제 인프라와 해외 투자자 유동성, 투자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초자산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마켓스퀘어에서 열린 '2026 매경 자본시장 대토론회'에서는 K-STO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K-STO가 국제 무대에서 성공하려면'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는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본부장이 참석했으며, 이정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좌장을 맡았다.

이 변호사는 토론에 앞서 STO를 단순한 신기술이나 새로운 투자상품 차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본조달 시장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산업 기반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 "상품 아닌 금융 인프라 경쟁"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사업본부장은 K-STO를 개별 투자상품이 아닌 금융 인프라 혁신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 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실시간 결제와 24시간 거래를 꼽으며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쟁하려면 국제 표준에 맞는 제도와 기술 기반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한국 STO 시장이 독자적 혁신을 논하기보다 글로벌 선도 시장을 빠르게 따라가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미국 월가를 비롯한 선도 금융회사들이 이미 디지털자산과 토큰화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만큼, 우선 국제 규제와 시장 표준에 부합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월가 금융회사들 바로 뒤까지 따라붙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STO 시장은 금융회사만으로 만들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통 금융권과 블록체인 업계,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전략적 제휴와 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규제 체계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기존 제도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 혁신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하되 네거티브 규제에 가까운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해외 자금은 기술보다 시장 구조를 본다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평가하는 요소로 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플랫폼마다 데이터 구조와 API, 투자자 식별 체계, 결제 절차가 제각각이라면 해외 자금은 유입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호운용성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참여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서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토큰이 실제 증권 권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배당과 상환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 세금과 외환 규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먼저 본다"며 "시장 구조에 대한 신뢰가 확보돼야 자금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결제 인프라에 대해서는 증권 이전과 대금 지급이 동시에 이뤄지는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핵심은 결제 속도가 아니라 법적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과 예금 토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 어떤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법적 결제 완결성과 사고 발생 시 복구 체계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계약 오류와 노드 장애, 온체인·오프체인 데이터 불일치 문제는 물론 상속·압류·질권 설정과 같은 법률 행위를 원장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제도 설계에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토큰화보다 중요한 건 팔릴 자산"

김수민 플룸네트워크 한국 총괄은 한국이 자본과 자산, 투자자 기반을 모두 갖춘 시장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하면서도 토큰화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우수한 기술로 자산을 토큰화하더라도 실제로 이를 매수할 투자자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며 해외 자금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초자산 발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초기 STO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호텔 조각투자 등 비정형 자산보다 국채와 우량 회사채,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 검증된 금융상품이 먼저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장 신뢰가 형성된 이후에야 부동산, 문화콘텐츠, 실물자산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는 K-콘텐츠 지식재산권(IP), 반도체 산업 관련 자산, 국내 우량 주식 등 한국만의 강점을 살린 투자 상품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 제도화 넘어 시장 만들어야

이날 토론에서는 토큰증권의 성공 여부가 법안 통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금과 투자자가 움직이는 시장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됐다.

토큰증권이 글로벌 자본시장의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를 넘어 안전한 결제 체계와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인프라, 해외 투자자가 찾는 기초자산, 글로벌 유동성을 연결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STO의 경쟁력이 결국 기술 자체가 아니라 투자자가 안심하고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을 구축하는 데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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