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정부와 이통3사가 복잡한 통신요금 체계를 단순화하는 통합요금제 도입에 나섰지만 소비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일부 부가서비스 명칭과 판매 관행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T·KT·LG유플러스는 복잡했던 요금제 구조를 단순화한 통합요금제를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가 기본통신권 보장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며 지난해부터 이통3사와 요금제 개편 방안을 논의한 결과다.
반면 부가서비스는 이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성·문자·데이터 등 기본 통신서비스 외에 음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자책, 보험 등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는 여전히 수백 종에 달하며 소비자가 필수 서비스와 선택 서비스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필수 아닌데 필수팩?"...부가서비스 명칭 오인 유발
대표적으로 KT가 판매 중인 'KT 필수팩'은 상품명 자체가 소비자 오인 소지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T 필수팩은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등 콘텐츠 서비스를 묶은 구독형 부가서비스로 통신 서비스 개통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상품명에 '필수'라는 표현이 포함되면서 소비자가 개통을 위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서비스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필수팩이 KT 계열사 서비스인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계열사 서비스 판매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도 실제 필수 가입 대상이 아닌 상품에 '필수'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필수가 아닌 상품인데 '필수'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오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표시나 용어 사용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는 명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표시광고법과 하위 법령 체계인 고시·예규·지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표현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절대적·배타적 표현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명칭이나 설명 자료 등이 사실과 다를 경우 시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소비자원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하는 기관은 아니며 관련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이라고 설명했다.
▲ 요금제는 18종으로 축소...부가서비스는 수백개 유지
업계에서는 통신요금제 단순화뿐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 상품과 필수 상품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부가서비스 명칭과 판매 과정의 투명성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통합요금제 개편으로 SKT는 기존 67종에서 16종, KT는 105종에서 18종, LG유플러스는 53종에서 18종으로 요금제 수를 줄였다. 반면 부가서비스는 SKT 325개, LG유플러스 191개, KT 133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는 외부 콘텐츠 사업자와 연계된 경우가 많아 통신사가 일괄적으로 정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와의 통합요금제 협의 과정에도 부가서비스나 구독상품 정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대규모 정리보다는 개별 상품 단위의 개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부가서비스 개편이 지연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구독 서비스가 통신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부가서비스 영역은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SKT와 KT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요금제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구독 플랫폼 '유독'을 통해 AI 구독 결합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통합요금제 도입으로 통신요금 체계는 단순화되면서도 AI·콘텐츠·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부가서비스가 계속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실제 필수 서비스와 선택 서비스를 구분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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