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에서 이웃 노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78세 A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이웃 노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산산조각 낸 뒤 하천변에 버린 78세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반성문 한 장 없이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던 그에게,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무기징역과 다를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10일 살인과 시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78)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동일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3일 강원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에서 8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하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과거 사실상 인척 관계에 있었던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오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살해 후에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다.
범행 직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A씨는 약물을 복용했고,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구속됐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을 언급하면서도 범행 동기를 피해자에게 돌리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반성문은 단 한 차례도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피해자는 회복할 방법이 없고 유족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은혜 부장판사는 "생명 존중과 망자에 대한 존중이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관을 훼손했다는 점에서도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또 "현재 고령으로 상당히 노쇠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여 원심이 선고한 징역 30년이 실질적으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 선고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선고 이후 형을 달리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다고 판단해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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