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의자로 신고된 후 경찰 연락이 없거나 형사사법포털에서 사건 조회가 안 되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 AI 생성 이미지
스토킹 피의자로 신고된 후 경찰 연락이 없고 형사사법포털에도 사건 조회가 안 돼 안심하고 있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착각일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112 신고만으로도 사건이 접수될 수 있으며, 법 개정으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는 멈추지 않는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섣부른 추가 연락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사건이 조회되지 않아요"…안심은 금물, 행정 절차일 뿐
지난 5일 스토킹 혐의로 신고되어 경찰로부터 “피해자에게 연락을 그만하라”는 경고를 받은 A씨. 그는 사건이 접수됐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닷새가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자 혼란에 빠졌다.
심지어 형사사법포털에도 자신의 사건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사건이 저절로 종결된 게 아닐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사건이 조회되지 않는 것은 수사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수사 절차가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강희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형사사법포털에 조회되지 않는다 해서 사건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담당 수사관이 배당되고 내부 시스템인 형사사법포털(KICS)에 등록되기까지는 통상 1주에서 3주가량 소요됩니다”라고 설명하며, 현재는 사건이 경찰서로 이관되는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도 “현재 조회가 안 된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피해자와 합의하면 끝?"…법 개정으로 '자동 종결'은 옛말
스토킹 사건에서 가장 큰 오해는 '피해자가 용서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과거의 이야기다. 2023년 스토킹처벌법이 개정되면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다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상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어 피해자가 조사를 원치 않더라도 처벌불원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는 강제적으로 계속 진행됩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이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수사기관은 수사를 계속하고 검사는 기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 역시 “스토킹범죄는 단순히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조사를 원치 않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종결되는 사건은 아닙니다”라고 확인했다.
이제 피해자와의 합의는 사건을 없애는 조건이 아니라, 재판에서 형량을 결정할 때 고려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할 일은?…'추가 연락'은 절대 금물
그렇다면 경찰의 정식 연락을 기다리는 피의자 입장에서 최선이자 유일한 행동 지침은 무엇일까?
모든 전문가가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바로 ‘침묵’이다. 특히 피해자를 향한 어떠한 형태의 추가 접촉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고용준 변호사는 “현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대로부터 연락을 받은 이후 추가 연락을 중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라며, “만약 경고 이후에도 연락이나 접근이 계속되면 수사기관이 이를 불리하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같은 사무소의 김전수 변호사 또한 “피해자에게 추가 연락을 하거나 해명을 시도하는 것은 새로운 스토킹 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절대 피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섣부른 해명이나 사과가 오히려 혐의를 가중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연락이 오기 전, 그간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률 전문가와 함께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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