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측 "연구 객관성 한계" vs 근로자 측 "충분히 적용 가능"
(세종=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제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지 여부를 두고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근로자 측은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를 근거로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했지만, 사용자 측은 연구수행 주체와 관련해 "객관성 한계가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노사 양측은 노동부 실태조사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노동부가 발주한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수행했는데, 사용자 측 요구로 현재 비공개 상태다.
사용자 측은 연구용역을 수행한 연구소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사용자 측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총괄전무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는 노동계가 주장한 특수 형태 근로자를 중심으로 했으며, 당초 공고 내용과 거리가 있다"며 "내용적 한계에 더해 연구수행 주체, 자료조사 방법 측면에서도 객관성의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사 간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친노동계 연구기관이 수행해 신뢰성을 잃었다"며 "법 적용 문제에 더해 근거자료 측면에서도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의 법적·제도적 한계를 지난 회의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도급제 별도 적용에 앞서 선행돼야 할 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을 통해 소득 하한선을 법으로 보장받지만, 편의점, 식당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밤낮 없이 일하면서도 최저임금 미만 소득으로 생활한다"면서 "이런 가혹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근로자 측은 노동부 실태조사가 최저임금 확대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측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자성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사용 종속성·경제적 종속성이 매우 높은 직종들"이라며 "이들 직종 모두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라 즉시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류 사무총장은 "노동부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라 충분히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가능하다"며 "현실에서 보호받지 못해 각종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도급제 노동자들의 숨통을 틔워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이라는 명백한 근거 규정이 있고, 수많은 판례가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최저임금위는 차갑게 핑계만 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은 임금이 통상적인 시간급 방식이 아니라 도급제나 그 밖의 형태로 정해져 시간 단위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령으로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부위원장은 "노동부 실태조사 결과까지 나왔지만, 노·사·공 논의는 또다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면서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을 장시간 위험 노동에 가두고, 결국 '도로 제자리'에 묶어두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의를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노사 합의가 불발되면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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