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1차대전 당시 1천568일 지속…휴전 난망에 '유럽 최악의 전쟁' 되나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1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개전일(2022년 2월 24일)부터 1천569일째를 맞아, 제1차세계대전의 지속 기간을 넘어섰다.
제1차세계대전은 1914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하면서 공식적으로 개시됐고 1918년 11월 11일 정전으로 끝날 때까지 도합 1천568일간 지속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제1차세계대전에 대해 "너무나도 길고 참혹했으며 프랑스 군인들은 그 전쟁이 '마지막의 마지막'(the last of the last)이 되기를 희망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보다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오래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가 언급한 '마지막의 마지막'은 프랑스어의 'La Der des Ders'라는 표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제1차세계대전이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 혹은 희망을 담은 말로 쓰였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잔혹한 보병 공격과 막대한 사상자 때문에 종종 제1차세계대전에 비견되곤 했다"며 그러나 예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기준에서든 제1차세계대전보다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회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전쟁을 시작하면서 며칠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함락시키고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를 격퇴하고 전쟁 양상이 소모전으로 바뀐 이후에도 전투에 참가한 군인들 중 많은 이들은 전쟁이 이렇게 오래 끌 줄은 몰랐다고 NYT는 전했다.
'프랑스'라는 호출명을 쓰는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2, 3년 정도면 정치인들이 뭔가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NYT에 말했다.
그러나 전쟁은 계속됐으며, 지금은 평화 회담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인 절반 정도가 내년 전에는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쟁이 계속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은 6년간 지속된 제2차세계대전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작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서 이미 제2차세계대전보다도 더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러시아군이 2014년 2월에 크림반도를 침공한 시점부터 이미 전쟁이 시작됐다고 보는 우크라이나인들도 많다.
우크라이나 역사학자 야로슬라프 흐리차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1차세계대전과 마찬가지로 현대 유럽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전쟁 중 하나로 꼽힐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두 전쟁 모두 군사 동맹을 재편하고 수십년간 볼 수 없었던 국방력 증강을 촉진해 유럽의 지정학적 구도를 바꿔놨다.
군사 분석가들은 또 두 전쟁 모두 신기술 도입을 통해 전쟁의 성격을 변화시켰다고 지적했다.
100여년 전 제1차세계대전 때는 비행기와 탱크가,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공중, 바다, 지상에 걸쳐 드론이 새로운 군사 기술로 도입됐다.
"많은 면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1차세계대전과 가장 유사한 전쟁"이라고 프랑스군 대령 출신인 미셸 고야는 NYT에 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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