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대만인 마약유통책 활개…일부는 본국 도주
(안산=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서울 도심에서 100억원대 필로폰을 거래한 외국인들이 해당 필로폰의 국내 유통 직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사범) 혐의로 30대 미국인 A씨와 30대 대만인 B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하고, 40대 중국인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또 본국으로 달아난 20대 미국인과 중국인 각 1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서울 종로구에서 텔레그램으로 상선의 지시를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가 다른 미국인(해외 도주)으로부터 반입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필로폰 14㎏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틀 뒤인 같은 달 22일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중 8㎏을 모 호텔 방에 '던지기' 하는 수법으로 B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같은 달 23일 역시 텔레그램으로 내려진 상선의 지시에 따라 던지기 수법으로 한 중국인(해외 도주)에게 필로폰 1㎏을 건넨 혐의이다.
경찰은 "서울에서 대량의 필로폰이 유통될 조짐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한 끝에 같은 달 25일과 27일 A씨와 B씨를 잇달아 검거했다. 또 그들이 거래 후 각각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6㎏과 7㎏ 등 총 13㎏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필로폰 14㎏ 중 소재 불명인 1㎏을 제외한 대부분의 필로폰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13㎏은 43만3천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는 104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최초 A씨에게 필로폰을 전달한 미국인의 신원을 특정한 뒤 그가 범행 직후 미국으로 달아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소재 불명 상태인 이 사건 필로폰 1㎏을 소지하고 있거나 일부 유통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또한 중국으로 넘어간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들 두 사람에 대해서는 인터폴 등 관계기관 협력을 통해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A씨와 B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소량을 '샘플' 형태로 받아 국내에 유통하려 시도한 중국인 3명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중 2명은 이미 다른 마약 사건으로 서울경찰청에 구속됐으며, 나머지 1명은 단순 가담 혐의만 있어 불구속 상태서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거래한 필로폰 가액이 5천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해 가중처벌이 가능한 특가법을 적용했다. 이 법률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이 매우 무겁다.
경찰은 이번엔 신속한 범인 검거로 대량의 필로폰이 내국인에게 판매되는 최악의 상황은 차단했지만,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하기 위해 단기 비자로 입국한 후 범행하는 외국인 마약사범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영찬 안산단원서장은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와 그들의 상선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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