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개월 만에 이탈리아를 다시 찾아 유럽 지역에서 반도체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 확대를 모색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조현중 효성 그룹 회장도 같은 시기에 이탈리아를 방문해 전력 기기 및 첨단 소재의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인협회 주관의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국내 주요 경제인들도 함께한다.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엔 로마에서 기업 간 교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은 경제 외교를 넘어 여러 방면에서 실질적인 유럽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는 자동차, 에너지, 항공우주, 디자인 등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국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AI·전장 사업을, LS그룹은 해상풍력 및 전력기기 사업을, 효성은 석유화학 및 첨단소재 관련 사업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탈리아계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차량용 반도체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해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을 생산하고 있고, 전기차 확산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장 사업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탈리아에는 페라리, 마세라티,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보유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콕핏, 프리미엄 오디오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S그룹은 전력기기와 전선,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분야를 중심으로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탈리아는 북아프리카와 유럽 내륙 에너지 자원을 연결하는 '지중해 에너지 허브'로 평가받는다. 이미 유럽에 진출해 있는 LS일렉트릭과 LS전선, 슈페리어에식스가 보유한 전력 인프라 기술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기업들과 에너지 안보 분야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또 해상풍력과 전력망 현대화 사업이 활발한 유럽 시장에서 공동 프로젝트 발굴과 공급망 협력도 예상된다.
효성그룹 역시 전력기기와 첨단 소재 사업 확대 기회를 노린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각국의 전력망 증설 수요에 대응해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설비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탄소섬유와 스판덱스 등 효성의 주력 소재 사업 역시 이탈리아 제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 또 효성은 이탈리페라리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 분야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양국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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