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톺아보기] 2대주주 텐센트에 끌려 다니는 시프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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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톺아보기] 2대주주 텐센트에 끌려 다니는 시프트업

한스경제 2026-06-11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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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왼쪽)와 지난 4월 자회사로 편입된 일본 게임 개발사 언바운드의 미카미 신지 대표. 시프트업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왼쪽)와 지난 4월 자회사로 편입된 일본 게임 개발사 언바운드의 미카미 신지 대표. 시프트업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으로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 중 하나로 도약한 시프트업이지만 ESG 경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프트업이 지난달 29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2025년 12월 기준)를 살펴보면 정량적인 평가 지표는 크게 상승했지만 이사회의 실질적 독립성과 2대 주주인 텐센트와의 팽팽한 지분 관계 그리고 특정 유통사에 치우친 비즈니스 종속성은 기업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 정량 지표 개선은 긍정적…여전히 업계 평균에는 미달

시프트업은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중 9개 항목을 준수하며 준수율 60%를 기록했다. 상장 첫 해인 2024년에 준수율 33.3%(5개 항목 준수)에 그쳐 주요 게임사 중 가장 취약한 거버넌스로 평가받았던 점과 비교하면 양적으로 큰 발전을 이뤄낸 셈이다.

주요 개선 내용으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실시하고 주총 집중일을 피해 개최하는 등 주주 권익 부문 준수율을 80%까지 끌어올렸으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공식 설치해 감사기구의 신뢰도를 다졌다.

반면 이사회 부문은 준수율이 33.3%에 머물러 가장 낙후된 영역으로 평가받는다.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사외이사 비율은 상법상 기준을 맞췄으나 창업자인 김형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어 경영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명문화된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이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945억원, 영업이익 1814억 원이라는 최대 성과를 올렸음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안재우 최고재무책임(CFO)은 주주총회 현장에서 향후 무상증자나 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재해 주주들의 예측 가능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 2대 주주 텐센트와의 불편한 관계

구조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불안 요소는 2대 주주인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와의 취약한 지분 관계다.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의 지분율은 38.43%이며 2대 주주인 텐센트 계열 에이스빌홍콩리미티드는 34.85%를 보유하고 있어 두 주주 간 지분 격차는 단 3.58%포인트에 불과하다.

김 대표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우호 지분율이 42.18%로 높아져 격차가 7.33%포인트로 벌어지지만 텐센트의 영향력을 벗어나기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러한 지분 구도 하에서는 정관 변경이나 합병 등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중대 경영 안건이 상정될 때 텐센트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 가결이 불가능하다.

상법상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한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 룰'이 적용되면 김 대표 측의 지배력이 무력화되고 상대적으로 외부 주주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맹점이 존재한다.

여기에 텐센트 산하 글로벌 배급 브랜드인 레벨인피니트의 밍리우 대표가 사내이사 증원과 함께 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면서 이사회 내부에서 텐센트가 직접 발언권을 행사하는 구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시프트업의 대표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컬레버레이션. 레벨 인피니트
시프트업의 대표작인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의 컬레버레이션. 레벨 인피니트

▲ 퍼블리셔 종속 리스크…다각적 방어선 구축 필요

비즈니스 구조의 극단적인 외부 파트너 의존증도 거버넌스 건전성을 저해하는 리스크다. 시프트업의 매출은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두 IP에 집중돼 있는데 니케는 텐센트 계열 퍼블리셔가,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전담하는 전형적인 외주 배급 형태다.

텐센트는 시프트업의 거버넌스를 위협하는 주요 대주주인 동시에 독점 퍼블리셔라는 특수 지위를 겸하고 있어 향후 수익 배분이나 라이선스 갱신 시 시프트업 이사회가 공격적인 협상력을 전개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모순과 잠재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은 선임사외이사 제도 정례화를 통한 내부 견제 장치 보완 그리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준 공시를 통해 시장 신뢰를 축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는 상법 개정에 맞춰 확보한 정관상의 자기주식 처분 권한을 활용해 전략적 우호 파트너십 기업과의 주식 교환으로 실질 우호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 등이 제안된다.

최근 시프트업이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의 퍼블리싱을 직접 담당하겠다고 발표하고 스텔라 블레이드의 닌텐도 스위치2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는 등 독자적인 배급망 구축과 유통로 분산에 나선 것도 대주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지배구조와 협상력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이는 창업자와 대주주에 편중된 거버넌스 리스크와 부족한 주주환원 정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시프트업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소수주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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