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솔루션 기업 엑스게이트가 양자암호와 인공지능을 앞세워 방위산업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측은 차세대 보안 전략과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갑수 대표는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 축적한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활용해 양자암호와 AI라는 두 가지 메가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상사설망(VPN)과 방화벽을 핵심 사업으로 운영 중인 엑스게이트는 견고한 수익 구조를 자랑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VPN 부문은 연평균 7.8%, 방화벽 부문은 18.9%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 비중은 각각 40%와 30%에 달한다.
공공 조달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하다. 2019년 3천28억원 규모였던 국내 공공 보안 시장이 2025년 1조2천296억원으로 급성장한 가운데, 방화벽 시장 점유율 17%와 SSL VPN 시장 점유율 30%를 확보하며 선두권에 자리잡았다.
양자보안이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설정됐다.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에 따라 현행 암호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는 '선 수집 후 해독'(SNDL)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방산 인프라의 양자 전환은 이제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주 대표는 방산 분야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무기 체계 하나가 완성되면 20년에서 40년까지 운용되는데, 현재 탈취된 암호화 정보가 향후 양자컴퓨터로 해독될 경우 핵심 기술 전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유의미한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언제 등장할지 예측 불가능한 만큼 선제적 대비가 필수라고 그는 역설했다.
이미 회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온보드형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양자내성암호(PQC)를 결합한 'AX-퀀텀' 플랫폼을 완성했다.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국가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하고 관련 특허까지 확보한 상태다. 국내 방산 대기업과 협력하여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드론, 무인기, 작전 차량, 로봇, 무전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와 국방 통신 인프라로 납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AI 차세대 방화벽(AI NGFW)도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제시됐다. 과거 비밀번호 탈취가 주요 침투 수단이었다면, 현재는 AI가 소스 레벨에서 시스템 취약점을 직접 탐색하는 방식으로 공격 양상이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발견된 취약점을 통해 악성 프로그램이 침투하는 등 보안 위협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대응 전략으로는 'AI 대 AI' 방어 개념이 채택됐다. AI의 침투를 AI로 차단하지 않으면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위협 탐지와 분석을 AI가 수행하고, AI가 생성한 패턴과 시그니처로 방어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앱 식별·제어, 암호화 트래픽 내 위협 탐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자연어 보안장비 제어 등 AI 기반 기능들을 갖추고 공공, 금융, 스마트 인프라 등 신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 대표는 검증된 양자보안 기술력으로 국가 국방·방산 체계 고도화에 기여하고, 조 단위 본사업 수주를 통해 글로벌 보안 표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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