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앞세운 체코, 세트피스 한 방 경계해야
과달라하라·광화문서 함께 외칠 “대한민국”
[포인트경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올린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한국시간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체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선다. 첫 경기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크다. 지금 한국 축구에 필요한 것은 계산이 아니라 반전이다. 최근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함께 불안도 적지 않았다. 경기력에 대한 의문, 전술적 완성도에 대한 걱정, 그리고 월드컵 본선에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는 물음이 이어졌다. 그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승리다. 체코전 승리는 단순한 승점 3이 아니라 가라앉은 공기를 끌어올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홍명보호가 첫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과 체코 국기 /AI이미지
한국의 장점은 분명하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큰 경기 경험, 이강인의 창의적인 패스와 탈압박, 황희찬의 직선적인 돌파, 그리고 김민재가 버티는 수비의 무게감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무기다. 특히 한국은 빠른 전환에서 힘을 낼 수 있다.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측면과 뒷공간을 공략한다면 체코 수비도 흔들릴 수 있다. 첫 경기에서는 화려한 경기보다 확실한 한 방, 그리고 실수를 줄이는 집중력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체코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화려한 기술 축구를 앞세우는 팀은 아니지만, 한 번의 장면으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높이다. 체코는 평균 신장이 큰 팀으로, 패트릭 시크와 토마시 수첵처럼 190cm 안팎의 장신 선수들이 공격과 중원에 버티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키만 큰 선수가 아니라, 제공권과 위치 선정, 문전 집중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한국이 경기 흐름을 잡더라도 코너킥 하나, 프리킥 하나, 측면 크로스 하나로 분위기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체코전의 핵심은 세트피스 관리다. 한국은 위험 지역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줄여야 하고,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마크를 끝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첫 공중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컨드볼이다. 장신 선수가 떨어뜨린 공을 누가 먼저 따내느냐에 따라 실점 위기가 될 수도, 역습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체코는 긴 패스와 크로스를 통해 단순하지만 확실한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수비가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는다면, 좋은 경기 내용을 하고도 결과를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체코에도 약점은 있다. 수비 전환 속도가 빠른 팀은 아니다. 한국이 공을 빼앗은 뒤 빠르게 전진하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뒷공간을 흔들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강인의 전진 패스와 측면 전환이 살아난다면 체코의 큰 수비수들은 방향 전환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체코의 높이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높이가 약점으로 바뀌는 순간을 노려야 한다. 빠른 템포, 과감한 침투, 그리고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공격이 필요하다.
과달라하라 한인회는 경기 당일 현지 교민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붉은악마 원정응원단과 응원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도 붉은악마의 거리응원이 체코전부터 시작된다. 과달라하라와 서울, 그리고 세계 곳곳의 교민 사회가 같은 시간 한국 축구의 첫걸음을 지켜보게 된다.
월드컵은 분위기의 대회다. 한 경기의 승리가 선수단의 표정을 바꾸고, 팬들의 시선을 바꾸며, 남은 일정의 무게까지 바꾼다. 체코전에서 필요한 것은 조심스러운 출발이 아니라 자신감 있는 출발이다. 한국은 빠르게 뛰어야 하고, 단단하게 버텨야 하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체코의 높이와 세트피스 한 방을 막아내고, 한국의 속도로 상대 뒷공간을 흔든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첫 경기 승리는 홍명보호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기회는 바로 눈앞에 있다. 좋은 스타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좋은 스타트는 체코전 승리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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