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확대, 화성 개척 열쇠
FT "개발 난관 많아…상용화까지 연 수천회 발사 감당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시작하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내건 구호는 언뜻 들으면 별 상관이 없는 목표를 뒤섞은 것처럼 보인다.
당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성공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 우주 개척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약속은 실제로는 스페이스X가 사활을 걸고 개발 중인 '괴물 로켓'이란 고리로 단단히 묶여 있다. 전장 124m에 달하는 인류 최대 발사체인 '스타십'이 그 주인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이스X의 역대급 IPO와 그 이후 미래가 결국 스타십의 안착 여부에 달려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의 현재 주력 로켓인 '팰컨9'와 '팰컨헤비'의 성능을 까마득하게 추월하는 성능을 목표로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화물과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고 달이나 화성으로 오가는 유인 개척선 역할을 맡는다.
스타십은 회사의 주 매출원 중 하나인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지속 성장에도 필요한 발판이다.
우주 인터넷 인프라를 빠르게 확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 팰컨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스타십은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스페이스X는 지금껏 스타십을 12차례 발사해 핵심 부품과 시스템을 시험했지만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로켓 제어력을 잃어 카리브해에 파편이 흩날리고, 발사 단계 때 선체가 통째로 폭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달 스페이스X가 스타십 시험 비행 때 로켓 부스터의 제어력을 상실하자 발사 중단(그라운딩)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런 난관은 스타십의 전례 없는 규모와 성능을 볼 때 불가피한 문제로 보인다. 과거 상상도 못 했던 여러 겹의 기술 난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다.
스타십은 예전 아폴로호 탐사 시절 쓰였던 당대 최대 로켓인 '새턴V'(전장 111m)보다도 10여m가 크고, 우주 발사 뒤 재사용을 할 수 있으며, 운항 중 재급유로 항속 거리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능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과제는 본체 완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로켓을 상용화하려면 많은 발사 실적과 안정성을 입증해야 해 스페이스X로서는 매년 수 천번에 달하는 스타십 발사를 감당해야 할 상황이라고 FT는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퀄티 스페이스의 칼렙 헨리 분석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추진하려는 모든 사업의 근간"이라며 "예컨대 연간 5천번의 스타십 발사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당장 아무도 모르지만, 과거에도 스페이스X는 업계의 통념과 예측을 여러 번 뒤집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십은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의 성장 청사진에서 강조한 우주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에도 꼭 필요한 '구동키'다. 스타십은 완성 시 바로 최대 100t의 장비를 우주로 운송할 수 있어 지구 바깥에 AI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머스크의 구상을 빠르게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등 주요국에는 이미 AI 데이터센터의 수요 폭증에 유휴 부지가 부족하고 전력망 부족과 환경오염 우려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이 때문에 태양광 에너지를 무한정으로 쓸 수 있는 우주를 AI 전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새 경제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머스크 CEO의 주장이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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