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스타트업 리얼월드가 서울에서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RLDX-1’을 공개하며 휴머노이드 기반 산업 자동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디지털 영역을 넘어 제조·물류·서비스 산업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가 차세대 산업 변화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리얼월드는 10일 서울에서 ‘덱스터리티 나이트 인 서울(Dexterity Night in Seoul)’ 행사를 열고 자체 개발한 RFM 모델 RLDX-1의 기술력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를 거쳐 서울에서 막을 내린 글로벌 로드쇼의 마지막 일정이다.
회사는 서울을 마지막 개최지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한국 제조 산업의 경쟁력과 자동화 인프라를 강조했다. 반도체·전자·물류 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이 향후 피지컬 AI 생태계 확산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행사 진행은 리얼월드 미국 법인의 칼 최 대표가 맡았으며, 국내 주요 제조·물류 기업 관계자와 국내외 투자기관 등 약 350명이 현장을 찾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휴머노이드와 로봇 AI 투자 열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실제 산업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리얼월드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 행사에서 NVIDIA 로보틱스 생태계 관계자로부터 “엔비디아 피지컬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SK텔레콤, LG전자, CJ대한통운, 롯데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10개 이상 기업과 로보틱스 전환(RX)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공개했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COMPUTEX 2026 연계 행사 ‘이노벡스 피치 콘테스트 2026(InnoVEX Pitch Contest 2026)’에서 대상(Grand Prize)을 수상한 점도 회사가 내세운 성과 중 하나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상과 파트너십 자체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되고, 수익화 모델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피지컬 AI 산업은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 비용 구조와 유지관리 문제, 현장 안전성 검증 등이 변수로 꼽힌다.
행사에서는 산업별 로보틱스 전환(RX) 시점과 시장 변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첫 번째 패널 세션 ‘피지컬 AI 티핑 포인트—왜 지금, 왜 한국인가’에서는 리얼월드 이강욱 CBO가 진행을 맡고, 롯데호텔 김재환 상무, CJ대한통운 구성용 상무, Amazon Web Services 관계자, LG이노텍 박동욱 상무, NVIDIA 관계자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제조·물류·서비스 산업 전반에서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배경과 함께, 로봇 기술이 인력 대체 개념보다 위험 작업 감소와 생산성 개선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짚었다. 동시에 각 산업군이 피지컬 AI 기술과 어떤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논의가 이뤄졌다.
두 번째 세션 ‘피지컬 AI 시대의 투자’에서는 미래 산업 투자 관점에서 로봇 AI 시장을 조망했다. 미래에셋 관계자와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관계자 등이 참여해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의 시장 가치와 국내 생태계 과제를 논의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로봇 산업이 생성형 AI 이후 가장 큰 성장 섹터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인프라 구축 비용과 규제, 실제 배포 속도에 따라 시장 성장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사 후반부에는 RLDX-1의 라이브 데모가 진행됐다. 리얼월드는 5지(5-finger) 기반 정밀 조작 기술을 통해 로봇이 물리적 접촉과 힘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며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회사가 강조한 핵심 경쟁력은 특정 로봇 하드웨어에 제한되지 않는 ‘크로스-엠바디먼트(Cross-Embodiment)’ 구조다. 제조사별 로봇 기종이 달라도 범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 적용 여부는 별도의 검증 단계가 남아 있다. 기술 시연과 상용 환경은 조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대규모 생산라인과 물류센터에서 반복성과 안정성이 입증될 경우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SOTA) 성능을 목표로 RLDX-1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차기 모델 RLDX-2 개발도 시작했다”며 “한국·대만·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제조 역량과 미국 빅테크 협력을 결합해 글로벌 피지컬 AI 표준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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