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류승우 기자┃샌프란시스코의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또 한 번 메이저리그를 흔들었다.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오타니 쇼헤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그는 2안타 1볼넷 1도루로 대역전 드라마의 중심에 섰다. 샌프란시스코는 1-9로 끌려가던 경기를 9회말 브라이스 엘드리지의 끝내기 만루포로 뒤집으며 11-10의 기적 같은 승리를 완성했다.
오타니와 어깨 나란히… 멈추지 않는 안타 행진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이정후의 방망이가 또 한 번 기록을 새로 썼다.
11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전날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인 17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세운 그는 이날도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연속 경기 안타를 18경기로 늘렸다. 이는 일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기록과 같은 수치다.
시즌 23번째 멀티히트를 작성한 이정후의 타율은 0.338까지 상승했다. 내셔널리그 타율 선두권 경쟁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6회 안타, 8회 도루… 추격전의 불씨 살렸다
경기 초반은 쉽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삼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세 번째 타석부터 시작됐다.
팀이 1-6으로 뒤진 6회말 2사. 이정후는 상대 선발 포스터 그리핀의 낮은 커브를 절묘하게 걷어 올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빠져나가는 공을 기술적으로 밀어친 장면은 이정후 특유의 배트 컨트롤이 빛난 순간이었다.
8회에는 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시즌 3호 도루였다. 이어 후속 적시타 때 홈까지 파고들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닝 동안 채프먼과 데버스의 연속 홈런까지 터지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좁혔다.
이정후가 만든 무사 만루… 엘드리지, 끝내기 만루포 작렬
오라클파크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순간은 9회말이었다. 7-10으로 뒤진 가운데 맞이한 무사 1·2루. 워싱턴 벤치는 최근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인 이정후를 막기 위해 좌완 미첼 파커를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정후는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무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다음 타석.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파커의 공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은 홈플레이트로 달려 나왔다. 1-9까지 벌어졌던 경기는 순식간에 11-10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기록상 결승타의 주인공은 엘드리지였다. 하지만 대역전극의 연결고리는 이정후였다. 18경기 연속 안타, 2안타 경기, 귀중한 볼넷, 과감한 도루, 그리고 9회 무사 만루를 만든 결정적 적시타까지. 승부처마다 등장한 그의 이름은 이날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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