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0년간 약 40명 숨진 포스코그룹 현장…헛구호된 장인화 '안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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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0년간 약 40명 숨진 포스코그룹 현장…헛구호된 장인화 '안전 리더십'   

비즈니스플러스 2026-06-11 09:14: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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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포스코이앤씨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가 또다시 추락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최근 10년간 포스코그룹 사업장에서 최소 34명 이상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돼 취임 일성으로 '안전'과 '신뢰'를 꼽았던 장인화 회장의 리더십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11일 업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신안산선 복선전철 3-2공구 건설 현장에서 개구부 확장 작업을 하던 35세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15m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포스코이앤씨는 10일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현장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 처음이 아니여서다.

지난해 4월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5-2공구에서는 터널과 상부 도로가 무너져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불과 8개월 뒤인 12월에는 서울 여의도역 인근 4-2공구에서 철근 다발이 붕괴해 하청업체 소속 펌프카 기사 1명이 압사했다. 

이어 올해 또다시 추락사가 발생하며, 동일한 국책 사업의 여러 공구에서 연쇄적으로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우연이 아닌 원청의 구조적 통제 불능 상태를 의미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중대재해가 포스코이앤씨 한 곳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포스코그룹 전체의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에 있다. 비즈니스플러스가 국회 및 노동계 발표 집계 등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와 건설 현장 등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는 확인된 수치만 최소 34명이다.

매년 평균 3~4명의 노동자가 포스코의 울타리 안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희생자의 대다수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라는 사실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그룹 전반에 만연해 있으며,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청의 안전 관리망이 사실상 붕괴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AI 기반 위험 감지 기술 도입 등 안전 예산 확대와 혁신 대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자원을 안전 부문에 투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비극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조직문화'에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산업 안전 전문가들은 "아무리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현장에서 공기 단축과 생산성이 우선시되는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면 백약이 무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연이어 발생한 사망사고들의 원인을 살펴보면, 추락 방지망 미설치, 안전대 미체결, 위험 구역 통제 부실 등 가장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였다. 첨단 장비가 없어서가 아니라, 안전 절차를 지킬 시간과 비용을 허락하지 않는 압박적인 현장 분위기가 사고를 잉태했다는 것이다.

이런 참담한 상황은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과 '안전 최우선 경영'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출범한 장인화 포스코 회장 체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기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후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하며 조직 쇄신을 약속했지만, 정작 그룹의 최일선인 제철소 조업 현장과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경영진의 화려한 안전 혁신 선언과 현장의 실제 안전 체감도 사이에 거대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단순한 개별 작업자의 실수가 아니라 수십 년간 누적된 조직의 구조적 모순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장 회장의 리더십이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선언적 의미의 캠페인을 넘어 그룹 내 팽배한 '성과주의'를 타파하고 안전을 기업 경영의 최상위 가치로 체화시키지 못한다면, 장 회장이 강조한 '신뢰 경영'은 공허한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선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리스크로 간주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보건 관리 수준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투자 판단의 핵심 지표인 ESG 역량 평가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ESG 담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사고의 발생 자체보다 '유사한 사고의 반복 여부'를 기업 거버넌스의 실패로 매우 엄중하게 평가한다"며 "이는 직접적인 법적 처벌이나 공정 지연에 따른 손실을 넘어 기업가치 훼손과 대규모 수주 입찰에서의 원천 배제 등 연쇄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및 공정 부서로부터 철저하게 독립된 권한을 가진 안전 통제 조직의 구성과 하청업체 근로자를 원청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협력사 안전 지원 체계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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