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 직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공동언론발표를 갖고 양측 협력 확대 방안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양측은 기본 협정, FTA, 위기관리 협정 등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구축했다"며 "'전략적 동반자'로서 깊은 신뢰를 쌓아 왔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안보·방위, 디지털, 첨단기술, 기후변화 대응 등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혀오고 있다"며 "회담에서 양측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매우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회담 성과로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협상 개시와 디지털통상협정(DTA) 서명 등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유럽의 안보가 점점 긴밀히 연계돼 가고 있다"면서 "'비밀정보보호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양측이 민감정보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산업 및 연구 협력 역시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디지털통상협정' 체결로 안정적인 데이터 비즈니스 환경이 구축되고, 양측 간 디지털 교역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종이 없는 무역, 전자인증·서명 등을 통해 지금보다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양측 국민의 편익이 훨씬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양측은 승객예약자료(PNR) 전송 협정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마약·총기 등 '위해 물품'의 밀반입이 증가하고 있어 세관 당국이 우범여행자를 미리 선별하고 검사하려면, 항공사로부터 승객 예약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협정 타결로 우리 세관 당국이 유럽연합 국적 항공사의 승객 예약 자료를 입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테러, 마약 등 초국가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우리 양측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산업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양자 기술 등의 분야에서 공동 연구와 연구자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양측 미래 산업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EU의 지속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유럽연합의 변함없는 지지와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드렸다"며 "양측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또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 "중동 내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고,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 개방과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양측은 의견을 함께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한 기여 의지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EU 관계 발전 방향과 교역·투자, 경제안보, 디지털·첨단기술 협력, 국제무대 공조 방안 등을 담은 36개 항의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또한 디지털통상협정에 공식 서명하고 비밀정보보호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등 안보·경제 협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양측은 교역·투자와 관련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한-EU 간 교역이 연간 1300억 달러 규모로 건실히 유지되고 있고 작년에는 양측 간 상품 교역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점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EU가 경쟁력 강화와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철강 수입규제 조치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EU의 새로운 철강 수입규제 조치 시행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이루어진 만큼, 한국 철강기업들이 EU의 전략적 동반자이자 FTA 체결국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서 EU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우호적인 고려를 요청했다.
EU는 30개 철강 품목의 기존 0% 관세를 50%까지 인상하되, 총 1,835만 톤 범위 내 수입 물량까지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운영한다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을 제정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CBAM을 비롯한 EU의 새로운 제도들이 우리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EU 측의 지원과 협조를 당부했다.
경제안보와 관련, 양측은 한국과 EU 모두 핵심광물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한 구체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디지털·첨단기술 분야에서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하였으며, EU와 한국이 AI 혁신뿐만 아니라 AI 규제 논의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AI 정책, 법제도 정비, 연구개발 등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한-EU 정상회담은 27개 회원국, 약 4억 5천만 명의 인구, 약 18조 유로 규모의 GDP를 보유한 거대 단일시장인 EU와 각종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EU와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우리의 대유럽 외교의 지평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이 대통령의 EU 방문을 계기로 투자 신고식 및 유럽 지역 투자가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유럽 소재 첨단기업의 대한국 투자를 유치하고, 양국 간 타결된 디지털통상협정(Digital Trade Agreement, 이하 DTA)에 공식 서명하는 등 통상·투자·디지털 분야에서 주요 협력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