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첫 기착지인 벨기에 일정을 마치고 11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에 도착해 국빈 외교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 대륙을 찾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전통적 유대 관계를 넘어 첨단 산업 강국들과의 실질적인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로마서 릴레이 정상외교…미래 가치 공유하는 핵심 파트너십 구축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주관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한다. 이어 상·하원 의장 면담과 무명용사의 묘 헌화, 국빈 만찬 등 13일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국빈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12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양국의 구체적인 경제 협력 로드맵을 확정하며, 13일에는 이탈리아 측의 최고조 예우에 따라 문화적 상징성이 높은 지방 도시 피렌체를 찾는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 고부가 제조업 기반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졌다는 점, 그리고 세계적인 소프트파워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상당하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순방 전 브리핑을 통해 “이탈리아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외연을 유럽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K기업 총출동…반도체·우주항공·바이오 ‘미래 먹거리’ 민간 협력 점화
이번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양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 외교다.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로마에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첨단 산업 분야의 민간 협력 방안을 집중 모색한다.
이번 비즈니스 외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국내 신·구 산업을 대표하는 거물급 경영인들이 대거 동행해 무게감을 더했다. 정부와 학계, 재계는 이번 연쇄 회동을 발판 삼아 반도체, 항공우주, 에너지, 바이오 등 차세대 첨단 산업 영역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연간 100만여 명에 달하는 활발한 인적 교류를 기반으로, 유럽 내 K컬처 신드롬을 한 단계 심화하기 위한 문화 교류 확대 방안도 테이블에 오른다.
◇벨기에·EU서 다져온 안보·기술 협력 기틀, 유럽 전역으로 확산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벨기에와 유럽연합(EU)을 방문해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를 거두며 순방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EU 최고지도부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EU 간 안보·방위 협력을 한 차원 끌어올릴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협상 착수”에 합의하는 한편,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한 “디지털통상협정”을 체결하는 결실을 맺었다.
특히 양측은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등 굳건한 안보 공조 태세를 재확인했다.
벨기에 체재 중에는 양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견인할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연구기관인 아이멕(IMEC)을 중심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력을 전격 확대하기로 했으며, 배터리와 첨단 소재,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교차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팬데믹 이후 다소 침체되었던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를 다시 전성기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과 벨기에를 잇는 직항 노선 재개 여부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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