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먼저 생각하는 오스틴 딘(LG 트윈스), 그의 가치는 기록 그 이상이다.
오스틴은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원맨쇼로 8-6 승리를 이끌었다. 백미는 2-5로 뒤진 5회 말이었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이날 시즌 18·19호 홈런을 쏘아 올린 그는 같은 날 침묵한 김도영과(KIA 타이거즈)과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그러나 오스틴의 진가는 화려한 기록에만 있지 않다.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는 LG 타선의 중심을 넘어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SG전을 마친 뒤에도 그는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오늘 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해줬다. 특히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리오스는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출전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손주영은 9회에 올라와 깔끔한 세이브를 기록했다. 수고한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공을 돌렸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스틴은 "만루 상황에서는 팀이 득점할 수 있게 외야플라이를 치려고 했다. 올 시즌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 부분이 잘 작용해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돌아보며 "문보경, 문성주가 복귀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둘이 빠졌을 때 구본혁, 송찬의가 빈자리를 잘 채워줘서 우리가 성적을 잘 낼 수 있었다"고 다시 한번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오스틴은 올해로 4년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KBO리그 통산 100홈런 대업을 달성했다.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타자는 2000년 타이론 우즈(174홈런·전 두산 베어스)를 시작으로 제이 데이비스(167홈런·전 한화 이글스) 틸슨 브리또(112홈런·전 한화) 클리프 브룸바(116홈런·전 히어로즈) 카림 가르시아(103홈런·전 한화) 에릭 테임즈(124홈런·전 NC 다이노스) 제이미 로맥(155홈런·전 SSG) 멜 로하스 주니어(178홈런 전 KT 위즈)까지 총 8명뿐이었다. 오스틴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LG 구단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선수의 가치는 기록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누구보다 빠르게 팀 문화에 녹아든 오스틴은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주도할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경기 중에는 끊임없이 동료들을 독려하고, 승부처에서는 특유의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그가 LG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도 단순한 성적 이상의 리더십과 친화력에 있다.
현재 오스틴은 LG 구단 역사상 첫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시즌 홈런 공동 선두에 오르며 타이틀 경쟁의 중심에 섰지만, 정작 본인은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했다. 오스틴은 5월 말 인터뷰에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나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라며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화려한 기록과 꾸준한 활약에도 시선은 늘 팀을 향한다. 홈런왕 경쟁보다 팀 승리가 먼저라는 오스틴의 말은 그가 왜 LG의 중심이자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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