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이 3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가 촉발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노동통계국이 이날 공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2% 뛰어올랐다. 2023년 4월 4.9%를 찍은 이래 3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0.5%나 올랐다.
물가 오름세는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만 해도 2.4%에 불과했던 상승률이 3월 3.3%, 4월 3.8%로 뛰더니 5월 들어 4%대를 돌파한 것이다.
에너지 부문이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다. 전월 대비 3.9% 급등한 에너지 가격은 전체 월간 지수 상승분의 60%를 차지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7.0%나 치솟았다.
반면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전년 동월비 2.9%, 전월비 0.2% 상승에 그쳐 기조적 물가 흐름은 아직 통제 범위 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지표는 시장 예상치에 대체로 들어맞아 투자 심리를 다소 진정시켰다. 대표지수는 다우존스 전망과 일치했고, 근원지수 월간 상승률은 예상치 0.3%를 오히려 밑돌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이란 무력 충돌이 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박은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선행지표인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비 6.0% 급등해 인플레이션 확대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시장의 시선은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시장은 연내 동결 또는 오히려 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이날 지표 발표 직후 금리선물 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약 33%, 한 차례 이상 인상 확률을 약 66%로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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