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영국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따른 초과이익의 사회적 환원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언급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10일(현지시간)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는 AI 시대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장 질서의 지속과 유지를 위해 언젠가 직면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하신 말씀"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이날 공개된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AI 산업 발전으로 발생하는 초과이익 일부를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초과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이윤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전제한 뒤 "초과이윤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 자체를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75%를 넘었는데 그것이 전부 개별 기업만의 것이냐는 논쟁이 있다"며 "노동자의 기여도 있고 투자자의 몫도 있으며 어려운 시기에 세금으로 지원한 국민의 역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만 먼저 이런 논의를 시작하면 기업들이 다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에 가면 영업이익 일부를 떼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있다고 하면 해외 첨단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AI와 로봇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는 반면 일자리 감소와 소득 격차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과이익의 사회적 환원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AI세와 로봇세, 기본소득 등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주요 국가 차원의 제도화 단계까지 나아간 사례는 많지 않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강조해 온 기본소득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거의 기본소득 논의가 복지정책 차원에 무게가 실렸다면, 이번에는 AI와 로봇 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혁명과 초과이익 발생 문제를 전제로 한 새로운 경제 질서 논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청와대 역시 특정 기업에 대한 이익 환수나 과세 확대가 아니라 미래 사회가 직면할 구조적 과제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브뤼셀=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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