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中정부, 빠른 AI 도입 원하면서도 사회안정 위협 원치않아"
씨티은행 "中 전체 일자리 9.6%·7천만개 AI 대체 상황 "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면서 직원 수를 줄이고 있지만, 사회 불안을 우려한 당국의 시선을 의식해 대규모 감원 대신 '조용한 해고'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중국 항저우의 한 대형 인터넷 기업이 올해 3월 개방형 AI 에이전트 플랫폼 '오픈클로' 사용을 의무화한 뒤 계약직 감원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근무중인 류모씨는 "대부분의 업무는 오픈클로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다"며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를 입력해놓은 뒤라면 사실상 바로 해고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또 중국의 여러 기술·엔터테인먼트·광고 등 분야 기업들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소규모 인력 감축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생산성을 혁신할 빠른 AI 도입을 원하고 동시에 너무 빠르거나 눈에 띄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 사회 안정이 위협받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AI(도입)를 이유로 대규모 감원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서방에서 반(反) AI 정서를 촉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기업이 전체 인력의 10% 이상을 감원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로이터는 중국 법원이 앞서 AI로 인력을 대체한 데 따른 직원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최근 3건 이상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대형 핀테크(FIN-Tech·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 고위 관리자는 이 매체에 "중국의 모든 대형 IT 기업은 이미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며, 특히 마케팅과 고객 접점 업무 등은 상당 부분 AI로 대체되고 있다"며 "민간 기업들은 사회 불안과 정치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해고를 피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효율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 부문의 한 엔지니어도 AI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 이미 일부 조직에서 시작됐으며 일괄 해고보다는 자연 감소와 점진적 구조조정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AI 도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예산 숏폼 드라마 제작사들은 AI가 생성한 배우와 배경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한 제작사는 제작 인력이 30∼40명에서 팀당 10명 수준으로 줄었으며 실제 촬영 담당자는 2명만 남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중국 정부는 'AI 플러스(AI+)' 정책을 통해 2027년까지 핵심 산업의 AI 활용률을 70%, 2030년에는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AI가 새 일자리를 만드는 속도보다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전체 일자리의 9.6%인 약 7천만 개가 AI로 대체될 상황에 처해 있으며, 20대 청년층의 경우 그 비율이 13.6%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는 AI 관련 채용 공고는 지난해 74% 급증했지만 전체 노동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1천270만 명의 대학 졸업생들이 더 낮아진 초임과 줄어든 일자리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짚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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