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망 조였더니 최저임금 ‘불똥’···배달 플랫폼 덮친 ‘고용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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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망 조였더니 최저임금 ‘불똥’···배달 플랫폼 덮친 ‘고용 리스크’

이뉴스투데이 2026-06-10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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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의 안전망 확충을 목표로 내건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플랫폼 노동의 고유한 유연성과 현행 법제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시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이더의 안전망 확충을 목표로 내건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플랫폼 노동의 고유한 유연성과 현행 법제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시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경진 기자] 라이더의 안전망 확충을 목표로 내건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플랫폼 노동의 고유한 유연성과 현행 법제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시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배달종사자의 유상운송용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는 그동안 배달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무보험 상태로 운행하는 배달 오토바이가 많아 사고 발생 시 실질적인 피해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개정안에는 종사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의 종류와 세부 사항을 규정해 무보험 배달 운행을 제도적으로 차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이번 입법을 통해 피해자에게는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종사자에게는 막대한 배상 책임으로 인한 경제적 파산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종사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안심하고 보행할 수 있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배달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 취지다.

배달 종사자의 유상운송용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개정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주요 플랫폼사들도 신규 가입 라이더를 대상으로 보험 가입 여부 검증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정부의 지침에 의거해 검증 시스템 연동을 준비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법안 이행이 충실히 이뤄지는 모양새지만, 배달 플랫폼 업계 안팎에서는 현실적인 경영 조율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유상운송용 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단기나 시간제로 근무하는 라이더들이 대거 시장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플랫폼사들은 라이더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체적으로 시간제 보험을 도입해 낮은 수준의 보험료를 책정하는 등 방어책을 가동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구조 변동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플랫폼사가 라이더 보호나 가입 독려를 위해 과도한 지원책을 펼치거나 현장 통제를 강화할 경우 도리어 법적 리스크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이마트는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을 통해 상품 진열과 판매 업무를 수행했으나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본사 직원의 직접 업무 지시·근태 관리 사실이 적발됐고, 당시 사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를 불법파견으로 규정해 이마트에 하도급 직원 2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계약서상의 형식보다 사측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여부를 판단한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다.

배달업계가 라이더의 운행 동선이나 대기 시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시 과거이마트 사태처럼 사실상의 구체적인 근로 감독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의 주된 우려다.

플랫폼 관계자는 “라이더는 플랫폼과 직접 고용 계약을 맺은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배달 동선 등을 강하게 통제하거나 근로 감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플랫폼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경우 도리어 근로자성이나 사용자성 문제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제도 도입 과정에서 이러한 플랫폼 생태계의 특성과 현실적 한계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최저임금 요구안은 지난 3월 제4차 중집에서 의결된 시급인 1만3070원(월 209시간 기준 273만1630원)이다. [사진=민주노총]
민주노총 최저임금 요구안은 지난 3월 제4차 중집에서 의결된 시급인 1만3070원(월 209시간 기준 273만1630원)이다. [사진=민주노총]

보험 가입 의무화 조치에 더해 노동계의 도급제 최저임금 요구까지 동시에 맞물리면서 배달 플랫폼 업계의 위기감은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일반 근로자와 달리 이동 시간이나 대기 시간을 명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플랫폼 노동 특성상 구체적인 재정 부담 규모조차 추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노동계의 요구대로 시간급 개념의 최저 기준이 설정될 시 플랫폼사 입장에서는 전반적인 운영 프로세스의 대대적인 수정이 뒤따르게 되고, 이로 인해 늘어난 비용 부담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인상 등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배달업계는 현재 국내 배달비 구조가 플랫폼사와 소비자, 입점 자영업자가 축을 이뤄 분담·지탱하는 형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악천후나 피크타임 등 배달 수요가 급증할 때 발생하는 추가 할증 비용을 플랫폼사가 전액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규제성 보험 의무화와 최저임금 적용이 동시다발적으로 적용될 경우 인건비 총량의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분담 축의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라이더 안전망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위수탁 계약 구조와 개인사업자 특성 등 현실적 한계를 고려한 정교한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규제 도입에 앞서 플랫폼 산업의 특수성을 면밀히 반영한 정밀한 제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사들은 자신들이 거래 당사자가 아닌 단순 중개인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지만, 현대의 디지털 플랫폼은 과거 오프라인 중개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플랫폼사가 스스로를 시장의 실질적인 거래 당사자로 자각하고 규제 도입에 따른 비용과 책임을 일정 부분 직접 분담하는 구조적 변화를 이뤄내야 생태계 마비를 막고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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