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폭풍이 여권을 강타하고 있다. 취임 1년 동안 견고하게 유지되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에 금이 가면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 팽팽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계엄·탄핵 사태 이후 한 번도 뒤집어지지 않았던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은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에서 승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가장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을 비롯하여 민주당 입장에서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등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자 지지층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수층은 지방선거 기간 강하게 결집했다.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국민여러분 죄송하다"며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폴리-한길리서치] 긍정 48.2% 부정 49.1%…두 달 새 11.7%p 하락
[KSOI] 긍정 50.4% 부정 45.7%…지방선거 전 보다 9.4%p 하락
폴리뉴스와 KNA25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3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에 ±1.7%p)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8.2%(아주 잘함 37.9%, 다소 잘함 10.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당시 59.9%와 비교해 두 달 만에 11.7%p 하락한 수치다.
반면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49.1%(다소 잘못함 11.2%, 아주 잘못함 38.0%)를 기록해 수치상 긍정 평가를 소폭 앞섰다.
특히 2030의 민심이 부정적이었다. 20대의 긍정평가는 36.7%, 30대는 36.4%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세부적으로는 30대 남성의 국정수행 부정 평가가 64.7%에 달했으며, 긍정 평가는 33.0%로 전 연령·성별 그룹 가운데 가장 낮았다.
다른 여론조사 흐름도 비슷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일~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에 ±3.1%p) 긍정평가는 50.4%(매우 잘함 34.2%, 잘하는 편 16.2%)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45.7%(매우 잘못함 30.4%, 잘못하는 편 15.4%)로 집계됐다.
긍부정 격차는 4.7%P로 오차범위 내였다. 해당 조사기관 기준으로 긍부정이 오차범위 내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4월 2주차 조사에서 63.4%를 기록한 뒤 62.4%(4월 4주), 60.7%(5월 2주), 59.8%(5월 4주)로 하락세를 이어오다 이번 조사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6일~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에 ±2.2%p) 긍정평가는 50.6%(매우 잘함 37.2%, 잘하는 편 13.4%)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45.5%(매우 잘못함 33.2%, 잘못하는 편 12.3%)로 집계됐다.
긍부정 격차는 5.1%P로 오차범위 밖이었지만 해당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한달간 긍정평가는 13.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2.5%P 상승했다.
[KSOI] 민주 38.6% 국힘 38.1% [조원C&I] 민주 40.4% 국힘 41.6%
이 대통령 지지율만 하락한 것이 아니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을 확보하며 승리했지만 정당지지율은 크게 엇갈렸다.
KSOI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이 2주 전보다 4.7%P 하락한 38.6%, 국민의힘이 6.5%P 상승한 38.1%로 조사됐다. 양당 간 격차는 0.5%P로 정기조사 이래 가장 적은 격차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민주당 40.4%, 국민의힘 41.6%로 오차범위 내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별로 민주당은 호남을 제외하고 어느 곳에서도 국민의힘을 앞서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충청과 TK, PK에서 민주당에 우세했다.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오차범위 내였다.
연령별로 민주당은 40대와 50대에서만 국민의힘을 앞섰고,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는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에너지경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일과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무선 100%, ARS, 95% 신뢰수준에 ±3.1%p) 역시 민주 41.8% 국힘 41.1%로 오차범위 내 팽팽했다.
민심, 지방선거 '사실상 민주당 패배' 평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2030 부정평가 60%대
이처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지방선거 후 크게 하락한 것은 이번 지선에 대해 사실상 민주당이 패배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적으로 어느 당이 더 선전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0.2%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응답은 35.7%로 집계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이에 이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6·3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도 결국 국민들의 경고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책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단 한 명의 주권자까지 죽을 힘을 다해, 온 정성을 다해 말씀드리고 설득하겠다는 마음이 부족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KSOI 관계자는 "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가 하락한 것은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핵심 승부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에 대해서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 우세 구도가 상당 부분 약화됐다"면서 "선거에서 전반적으로 우세한 성적을 거뒀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함께 부각되면서 지지율 하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경우에는 "서울시장 선거 승리와 일부 접전 지역 선전 등을 계기로 선거 막판 결집했던 지지층이 선거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지지율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선거 과정에서 강화된 보수층 결집이 정당 지지도에도 반영되면서 양당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李, 지지율 하락에 "국민들께 죄송…냉정한 평가 겸허히"
정청래 "李대통령 지선 평가 공감…백서 발간해 공과 냉철히 진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국민여러분 죄송하다"며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인 10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기사를 게재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넓게 벌리고 더 많이 포용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10일 국회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며 "당·정·청 원 팀 원 보이스를 더 강화해 일 잘하는 지방 정부와 함께 일 잘하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과를 냉철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할 것"이라며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분석을 담을 수 있도록 내외부 인사를 절반씩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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