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문제 아냐…정쟁 대상이나 도구 돼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전국의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빚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공식 발표에 앞서 언론에 공개한 시국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를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책임 앞에서 멈춰 선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6·10 민주항쟁이 국민의 참정권을 되찾아 온 역사였다면, 오늘 우리의 선언은 그 참정권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며 "이한열의 이름으로, 6월의 정신으로 참정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외대 총학 역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초기에 알려진 규모를 넘어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이후 투표용지 이송 과정의 부실 등 정황까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며 "이는 더 이상 단순한 물량 계산의 실패로 설명될 수 없고, 선거관리의 기본 원칙이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흔들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떠난 민주주의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연세대 총학은 "이것은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어느 후보에게 유리했느냐 어느 정당에 불리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 헌법,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 총학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가 방해받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쟁의 도구로써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국선언문에서는 '공정'에 대한 청년 세대의 문제의식을 드러낸 대목도 눈에 띈다.
성균관대 총학은 "두텁게 쌓아 올려진 민주주의 위에서 자라난 우리 세대는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새긴다"며 "우리 청년들에게, 1인 1표라는 공정성이 훼손된 작금의 사태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며 청년층의 분노를 강조했다.
대학 총학들은 ▲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 주권 침해에 대한 구제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 선거관리위원회 구조개혁 단행 ▲ 청년·대학생 포함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번 시국선언문 공동발표에는 건국대·경희대·고려대·부산대·서강대·서울과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충북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총 18개교가 참여한다.
전남대는 개교기념일인 전날 학생총회를 열고 중앙선관위 규탄을 위한 집단 결의 방식을 결정하려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윤동규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전남대 민주마루 앞에서 대학 연합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대의민주주의 훼손을 규탄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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