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검색과 쇼핑 등 개인 이용자(B2C) 중심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며 ‘국내용 플랫폼’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네이버가 본격적인 글로벌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지난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밀접한 관계를 과시한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팩토리 동맹을 맺고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및 공공 시장(B2G)으로 본격 진출하며 중장기 실적과 기업가치의 동반 상승을 꾀하고 있다.
▲ 5년 내 매출 40조원 선언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기점으로 향후 5년 내 기존 사업에서 20조원, AI 팩토리 부문에서 20조원을 달성해 총 40조원 이상의 전사 매출을 올리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규모당 기대 매출 수준이 가시적이라는 점에서 현실성 있는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변화다. 기존 광고나 커머스 등 경기 변동에 취약한 플랫폼 사업과 달리 AI 팩토리 사업은 고객사와의 중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매년 예측 가능한 연간반복매출(ARR)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네이버가 표방하는 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대 중후반 수준으로 예상되며 현재 전사 평균 영업이익률인 17~18%를 웃돌아 전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 기여가 본격화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약 1조~2조원의 매출 기여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 기가와트(GW)급 동맹...재무 부담은 리스크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전격 합의한 이번 사업의 핵심 내용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 제휴를 넘어 자본 협력과 리스크 분담까지 아우르는 통합 파트너십이다. 양사는 네이버의 차세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을 잇는 AI 영토 확장에 나선다.
로드맵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55MW 가동을 시작으로 내년 말 100MW, 2028년 누적 200MW까지 리스 방식으로 신속하게 인프라를 확충한 뒤 최종적으로 엔비디아의 최신 GPU 수십만장을 동시 가동할 수 있는 1GW 규모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인프라 비용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서 다양한 분산 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성과와 리스크를 공동으로 분담하며 초기 200MW 구간에서는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각각 10억달러씩 출자해 초기 가속기 직매입 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이후 대규모 증설 단계에서는 특수목적법인(SPV) 설립과 구조화 금융, 외부 펀딩 등을 조합해 네이버 자체의 부채 비율 상승과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를 피해갈 계획이다.
▲ 2조원대 국가 GPU 사업 선정…소버린 AI 구축 속도
단기적인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대형 호재도 잇따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총 2조805억원 규모의 대규모 국책 GPU 확충 사업 수행기관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선정되면서 4120장의 고성능 GPU를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 루빈 2016장과 블랙웰 아키텍처의 B300 7688장을 구매해 정부 핵심 추진 과제인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총 5개 기업이 응찰했으며 네이버클라우드를 비롯해 삼성SDS, 엘리스그룹의 3개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네이버는 참여 기업 중 가장 많은 베라 루빈 1008장과 B300 3112장을 확보했다. B300은 연내 상용 가동이 가능하며 차세대 베라 루빈 GPU는 내년 상반기 도입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하게 될 GPU 총 9704장 중 6376장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정부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지만 B300 3328장은 민간 사업자가 자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약 1000장 이상의 B300 GPU를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에 즉각 투입해 수익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1억달러 규모 디지털트윈 사업 수주 등 중동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소버린 AI 인프라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 독점을 우려하는 국가들에게 독자적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대체재를 강조해 글로벌 틈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엔비디아와의 동맹으로 네이버는 내수형 포털 기업에서 글로벌 AI 데이터 인프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핵심 고객사들과의 구속력 있는 계약 성사 여부가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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