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목 연극 '위험한 사람들'…'보잉보잉' 인물의 10년 후 담아
"한바탕 웃는 가운데 결혼의 의미 되새기길"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웃음에 인색해진 시대라 코미디가 사실 정말 어렵거든요. 누군가를 즐겁게 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대학로에 코미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스타릿홀에서 열린 연극 '위험한 사람들' 프레스콜에서 손남목 연출은 "코미디는 힘겨운 도전이지만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웃음이 전파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연극을 제작한 극단 '두레'의 대표이기도 하다.
'위험한 사람들'은 2002년 초연 이후 계속 각색되며 시즌을 이어온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 '보잉보잉' 속 등장인물들의 10년 후를 다룬 작품이다.
'보잉보잉'은 세 명의 여자를 동시에 몰래 만나는 지섭이 이러한 관계가 들통날 뻔한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다. '위험한 사람들'은 지섭이 세 명의 여자친구 중 하나인 지수와 결혼했지만, 결혼 10년 차에 또다시 애인 수지를 몰래 만나며 맞게 되는 위기를 그렸다.
손 연출은 '보잉보잉'의 10년 후를 다루는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보잉보잉'이 연애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라며 "결혼은 중대한 약속이지만 동시에 주위에서 쉽게 깨지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다. 결혼은 무엇이며 이 같은 약속을 함께 한 사람의 소중함은 어떤 것인지 되새겨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보잉보잉' 시리즈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지섭 역으로 출연한 그룹 태사자 출신 배우 박준석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웃지 못할 상황이 줄거리"라며 "거짓말로 인한 소동에 한바탕 웃는 가운데 '가족의 신뢰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연출 말대로 짜여진 상황에서 관객을 웃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섭의 친구 순성으로 등장하는 배우 안상훈은 "결국 연극을 보는 것은 관객이기에, 상대 배우와 연기를 하면서도 관객과 호흡을 맞추려고 노력한다"며 "대사나 제스처를 할 때 조금 더 객석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게 하려고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지섭의 집에 출장 왔다가 소동에 휘말리는 요리사 역은 배우 이하정이 맡았다. 그는 "작품의 코믹 요소는 지섭의 불륜에서 비롯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 자체에 있다"며 "억지스러운 연기로 웃기려 하기보다 대본의 힘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지 역을 맡은 배우 최혜린도 "캐릭터와 대본에 충실한 연기를 하고자 했을 뿐인데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 주신다"고 했다.
배우들은 힘든 도전일지라도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에 연기를 이어갈 힘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지수 역의 배우 정가은은 "3년 전 손 연출의 '보잉보잉'으로 연극에 입문했는데 그때 코미디에 매료됐다. 연습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웃음이 너무 좋았다"며 "후속작인 이번 작품도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박준석도 "인공지능(AI) 배우까지 나오는 시대에, 현장에서 직접 생생한 연기를 전달할 수 있는 게 연극의 묘미"라며 "관객과 소통하며 무대에 서는 게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위험한 사람들'은 다음 달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스타릿홀에서 공연된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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