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미국의 이란 보복 공습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와 뉴욕발 기술주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4% 넘게 폭락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2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폭락과 폭등이 연이어 연출되는 시장 흐름에 학습효과가 생긴 개인들이 대규모 저가 매수에 뛰어들었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외국인의 매물을 막지 못한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6.11포인트(-4.52%) 내린 7730.82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며 오후 1시 16분경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피200선물이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며, 발동 시점부터 5분간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된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4조8612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8042억원, 2조267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가 하락했다. 이날까지 외인 투자자는 2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누적 순매도액 약 7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밤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긴장감과 데이터센터 개발기업 크루소의 센터 구축 계획 중단 소식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개시했다는 소식까지 겹쳐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1.93%)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06%, 7.54% 급락했다. 특징주로는 카카오가 성과급 갈등으로 이날 사상 처음 노조 파업을 시행한 뒤 추가 파업을 예고하자 전 거래일보다 3.42% 하락했다. 다만 중동 긴장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조선과 방산주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4.74%, 1.48% 올랐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브이코스피(VKOSPI)는 88선에서 마감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이 지수는 일반적으로 20 이상부터 불안 심리가 커진 상태를 의미하며, 40을 넘으면 투자자 패닉 국면으로 해석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이날 밤에 발표될 미국 5월 CPI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예상치를 상회하는 물가지수 발표 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6.18포인트(-1.67%) 하락한 951.63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116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2억원, 1102억원 순매도했다.
특징주로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세미티에스가 상장 첫날인 이날 29.50% 급락했다. 세미티에스는 반도체 전공정 내 웨이퍼 이송 자동화 장비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1원 오른 1524.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금리회사 해외 진출 지원 간담회’에서 최근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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