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무난한 승리 예상 깨고 결선 끝 당선…친윤 구주류 분화
계파별 아전인수 반응…'1차 시험대' 장동혁 거취 문제 해법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의 10일 원내대표 경선이 예상외로 박빙 승부로 전개되면서 당내에서는 안정에 대한 표심과 더불어 변화를 원하는 의원들의 마음이 동시에 표출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주류 당권파인 정점식 의원이 당선됐지만, '1차 과반 승리'가 가능할 것이란 애초 예상과 달리 비당권파 김도읍 의원과의 결선 투표 끝에 7표차로 승리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벌써 계파별로 서로 유리한 해석을 내놓는 가운데 향후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이번에 확인된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특히 계엄·탄핵 정국과 6·3 지방선거 패배를 거치며 구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분화한 것으로 보이는 것도 주목되는 포인트다.
◇ 1차 투표서 비당권파에 밀린 정점식…계파별 해석 제각각
당초 선거는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정 의원이 60여 표를 얻어 당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 때 박덕흠 의원이 총 101표 중 59표, 조경태 의원이 25표, 조배숙 의원이 17표를 얻었는데 이를 두고 각각 주류, 친한계(친한동훈계)·쇄신파, 중도·관망층의 규모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어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예상을 깨고 1차에서 정 의원은 47표, 김 의원은 39표, 성일종 의원은 20표를 얻었다. 비당권파인 김 의원과 성 의원 표를 합치면 당권파인 정 의원보다 많아 의원들도 술렁였다.
하지만 정 의원과 김 의원 간 결선에서는 비당권파 표심이 온전히 합쳐지지 않고 일부가 정 의원 쪽으로 가면서 김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성 의원의 1차 표가 분산된 것을 놓고 1차에서 성 의원을 지지했던 당권파가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안정적 변화를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왔다.
나아가 당에서 제명된 후 무소속으로 돌아온 한동훈 의원 복당 이슈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원이 6·3 선거를 앞두고 한 의원 출마 지역에 국민의힘은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과거 언행이 당권파와 한 의원에 거부감이 있는 인사들의 반발을 초래했다는 분석에서다.
예상과는 달랐던 선거 결과에 의원들은 계파에 따라 아전인수 격 반응을 내놨다.
일단 친한계는 "몇 표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정성국 의원)며 아쉬워하면서도 김 의원이 얻은 표를 한 의원에 우호적인 표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반면 당권파인 초선 김대식 의원은 "통합과 쇄신 둘 다 중요하지만, 쇄신보단 한목소리로 거대 여당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통합에 무게를 실은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에 "정 의원이 친윤·친장(친장동혁) 프레임에 묶인 사이 김 의원과 성 의원이 치고 올라오며 정 의원의 압도적 승리를 흔들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당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변화와 안정을 바라는 표심이 그만큼 비등하게 올라왔는데 결국 안정적 변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張 거취 해법 주목…당내선 계파 무관 "시간 문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정 의원이 결선 투표 끝에 원내 지휘봉을 잡으면서 뜨거운 감자가 된 장 대표 거취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최근 당내에선 계파와 무관하게 장 대표 체제를 이대로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5선 권영세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장 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사퇴가 됐든 유지가 됐든 좋은 결론이 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에 대해 "사퇴를 하나 사퇴를 안 하고 버티나 의미가 없는 상태에 돌입한 지 오래됐다"며 "이미 심리적으로는 리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장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방식에는 반대하면서도 물밑에서 설득과 의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거취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당선 후 취재진이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묻자 "의원들의 중의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선관위 사태 대응을 내세워 물러날 뜻이 없음을 강조해온 장 대표는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이 문제가 당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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