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대 회사 지분을 손에 쥔 실리콘밸리 직원들이 뜻밖의 딜레마에 빠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임직원들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막대한 자산을 갑자기 얻게 되면서 관리 방안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전했다.
배정받은 지분을 매각할 최적의 시점과 물량을 결정하기 위해 재무 전문가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증시 입성을 코앞에 둔 대형 기업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공모가 환산 약 326억원(2천140만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을 가진 전직 임원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IT업계 종사자 자산관리 전문가 에릭 프랭클린과 면담한 A씨는 상장 직후 일부 물량 처분을 권유받았지만, 성급한 판단이 될까 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프랭클린은 "의뢰인이 아직도 이 회사를 남다른 곳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해당 심리를 설명했다.
컴파운드 플래닝 소속 자산관리사 타라 슐먼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로드맵을 먼저 세우고 이를 흔들림 없이 실행하라고 당부한다. 그는 "기업공개 이후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감정적 롤러코스터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며 "완벽한 매도 타이밍을 좇다가 정신적 소모만 커질 수 있으니, 자신에게 적절한 시점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 투자자이자 가상화폐 금융사 앵커리지 디지털 공동 창업자 디오고 모니카는 나름의 원칙을 고수한다. 상장 시점에 보유 지분 20%를 먼저 정리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60%를 추가 매각한 뒤, 나머지 20%는 기업에 대한 믿음의 표현으로 장기 보유하는 방식이다.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주식 보상 유형은 다채롭다. 비적격 스톡옵션, 인센티브 스톡옵션,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임직원 주식매입 프로그램(ESPP) 등이 있으며, 형태별로 과세 방식이 상이해 판단 착오 시 예기치 않은 거액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단일 연도에 대량 매도를 감행하거나 비적격 스톡옵션을 과다 행사하면 적용 세율이 급등한다. 인센티브 스톡옵션 역시 잘못 다루면 막대한 납세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에, 재무 전문가들은 수년에 걸쳐 분산 행사할 것을 조언한다.
타이탄의 공인 재무설계사 지오바니 티소는 "세금을 마련하려고 차입에 나서는 이들도 있는데, 상장 후 주가가 떨어져도 납부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며 신중한 자금 계획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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