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6·3 지방선거의 폭풍이 지나간 여의도에 새로운 전선이 구축됐다. 국민의힘이 10일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면서 포스트 지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진검승부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PK(경남 통영·고성) 3선인 정점식 의원이 결선 투표 끝에 55표를 획득하며 비당권파 4선 김도읍 의원을 누르고 야당 지휘봉을 잡았다. 당내 권력 무게추는 다시 구주류 당권파 쪽으로 쏠렸다. 그러나 승리를 자축할 겨를이 없다. 110석의 거대 여당을 이끄는 한병도 원내대표가 버티고 있고, 당내에는 지선 패배 후폭풍과 계파 갈등이라는 시한폭탄이 엄존한다.
◇원 구성·총리 청문·공소취소 특검…여야 3대 격돌 예고
당장 코앞에 닥친 불씨는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다. 여당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 위원장 자리까지 모두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 2년차 입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오랜 관례”라며 최소 7개 상임위원장 자리는 야당 몫이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후보자 간담회에서 “단일대오로 여당의 권력 독주를 막겠다”고 천명한 이유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화약고다. 여당은 AI 국가 전략과 디지털 경제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며 정책 역량을 부각하는 반면 야당은 수십억원대 부동산 자산 보유 의혹을 정조준하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위선의 극치”라고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6·3 지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를 놓고도 전운이 감돈다. 큰 틀에서는 여야가 합의했으나 세부 각론에서 갈린다. 국민의힘은 조사 대상에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특검법안을 당론 발의했고 민주당은 “정쟁용 공세”라고 일축하며 국정조사 선행을 고수하고 있다.
진짜 격돌은 청문회 이후에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을 본격화하고 검사의 보완 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밀어붙일 태세다.
국민의힘은 즉각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미 ‘공소취소특검법저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총력 저지 태세를 마쳤다.
◇민심은 ‘황금분할’…협치냐 공멸이냐 기로에 선 여의도
그럼에도 극단적 파국만은 피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2대4 압승을 거뒀으나 최대 승부처 서울시장에서는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민심이 어느 한쪽에 일방적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상호 견제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선 직후 “민생을 위해서라면 야당과 협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 포용·통합의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선 패배로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도 민생 챙기기와 당내 쇄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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