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이는 로이터통신(Reuters)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3%를 다소 밑도는 수준이며, 전월 상승률과는 같은 수치다.
중국 CPI는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던 지난해 3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0월 0.2% 상승 전환한 뒤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공업소비재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국가통계국은 5월 공업소비재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9% 오르며 CPI 상승률을 약 1.18%포인트(p)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23.5% 뛰었고, 금 장신구와 가정용 기기 가격도 각각 39.0%, 3.4% 상승했다.
서비스 가격은 0.8% 올랐다. 이 가운데 교통·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은 2.8% 상승했으며, 기타 서비스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국가통계국은 밝혔다.
그렇지만 식품 가격은 전체적으로 1.7% 하락했다. 돼지고기와 신선과일 가격이 각각 16.1%, 2.2% 떨어지며 식품 물가를 끌어내렸고, 계란과 양고기 가격은 각각 6.6%, 6.2% 올랐다.
둥리쥐안 중국 국가통계국 도시사 수석통계사는 “5월 CPI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 유가 변동과 서비스 가격 변화가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의 5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해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8%를 웃돌았다. 이는 2022년 7월 4.2% 이후 46개월 만의 최고치로, 전월 상승률 2.8%보다 오름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중국 PP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왔다. 2022년 10월부터 3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3월 0.5% 상승하며 41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었고, 이후 매달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생산재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2% 올랐다. 채굴업 가격이 15.8% 상승했고, 원재료 산업과 가공업 가격도 각각 9.2%, 2.3% 뛰었다. 반면 생활소비재 가격은 0.8% 하락했다. 생활소비재 중 식품 가격은 1.8% 떨어졌고, 의류와 일반 생활용품 가격도 각각 1.0% 하락했다.
PPI 상승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가통계국은 국내 일부 업종의 수요 증가와 국제 대량상품 가격 변동의 전이 효과가 PPI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석유·천연가스 채굴업과 석유·석탄 및 기타 연료 가공업,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 가격은 각각 35.7%, 18.4%, 12.7% 상승했다.
이번 물가 지표는 중국 경제가 수요 부진과 비용 상승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로 소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조업체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구조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조업체 비용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가계 생활비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분쟁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이 기업 이익을 압박하고 내수를 더 위축시킬 경우, 중국 경제의 공급과 수요 간 불균형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상황이 소비를 촉진하려는 중국 정책 당국의 노력을 제약할 수 있으며,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으로 수출에 더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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