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부, 2000억달러 대미 투자 '원금보장' 원칙 명문화…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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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부, 2000억달러 대미 투자 '원금보장' 원칙 명문화…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 초읽기

폴리뉴스 2026-06-10 14:07:10 신고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해 투자 원리금 회수 원칙을 명문화했다. 단순한 외교성 투자가 아닌 수익성과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만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한미전략투자특별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11월 체결된 한미 간 투자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향후 10~20년간 최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세부 기준을 담고 있다.

정부는 대미 투자 사업 선정 과정에서 투자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수 있는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투자 사업의 예상 수익이 투자 원리금을 전액 충당할 수 있어야 하며, 기준 수익률은 2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사업 위험도를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정해진다.

현재 2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약 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만 투자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의 외환자산을 활용하는 만큼 정치적 목적이 아닌 경제적 타당성과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만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은 오는 18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법 시행과 동시에 대미 투자 전담 기관인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투자 재원은 한국은행과 정부의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조성되는 '한미전략투자기금'을 활용한다.

공사는 기금을 기반으로 채권(기금채)을 발행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산업통상부 장관이 주재하는 한미전략투자 사업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투자 사업을 선정하고, 미국 측이 투자금 납입을 요청하면 45일 이내에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정부는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현재 15% 수준인 미국의 대(對)한국 관세가 2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선정은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사업, 신규 원전 건설, 에너지 인프라 사업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확정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특히 미국은 전력난 해소를 위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선호하는 반면, 한국은 원전·조선·반도체 등 국내 기업 수익성과 연계된 사업을 우선시하고 있어 양국 간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호 프로젝트를 다음 달 안에 발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 역시 대미 투자 추진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활용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대규모 달러 유출은 원화 약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평균 환율은 1490원대를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장중 1560원선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구두 개입에 나설 정도로 환율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한미 양해각서에는 외환시장이 급격히 불안정해질 경우 투자 규모나 납입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미국 측에 요청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민은 투자 시기를 늦추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의 대미 투자 이행 여부를 관세 정책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특히 일본은 이미 지난 2월 대형 가스발전소와 유전 개발 사업 등을 포함한 36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상태다.

정부 안팎에서는 수익성과 환율 안정, 미국과의 협상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만큼 첫 투자 사업 선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투자 자체보다 어떤 사업에 얼마나 수익성 있게 참여하느냐가 핵심"이라며 "향후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사업 선정 과정이 투자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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