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으로 당청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대어 비판하자, 친명(친 이재명)계 지지층이 “즉각 출당하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찰 총경 출신인 이지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최근 당내 기류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변인은 “저는 윤석열 때부터 정치를 했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윤석열을 보면서 윤석열이 누구 찍어서 당대표를 시키고 엄청 욕을 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집권 초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충돌하고 김기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민주당에서도 유사한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또한 이 대변인은 방송 중 “뉴이재명을 타고 올라가면 정점엔 과연 누가 있겠나. 민주당은 개인의 사당이 아님을 이 대통령은 상기하길 바란다”는 시청자의 댓글을 직접 읽기도 했다.
이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급격히 냉랭해진 당청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G7(7국)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길에 올랐을 당시, 공항 환송 행사에는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불참했다. 정 대표가 대통령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측은 “중동 전쟁 장기화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해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 정 대표는 이날 비공식 일정으로 전북 전주를 찾아 친정(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과 오찬을 했다.
반면 다른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환송 행사에 정상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 김 총리를 향해 “단기간에 구체적 성과를 냈다.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는 게 적정하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차기 당권 주자로 힘을 실어준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변인의 발언이 알려지자 친명계 지지층은 즉각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의 온라인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 대변인의 발언을 규탄하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카페 운영진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참단한 발언”이라며 “이 대통령을 두고 감히 윤석열의 독재적 당무 개입 행태와 비교하며 심각한 해당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의 기강을 흔들고 대통령을 모욕하는 그 어떤 해당행위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윤리심판원에 강력히 (출당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창에는 “정 대표가 제명을 안 시키면 정 대표 사퇴 운동을 벌여야 한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최강욱, 박시영도 함께 제명해야 한다” 등 날 선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대변인에 대한 탈당 및 제명 요구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관련해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언급한 내용이나 사안, 구체적인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검토해야 한다”며 “징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니고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대표의 인재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나, 본선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정 대표에 의해 대변인으로 임명됐으며, 정 대표의 지역구(서울 마포을) 바로 옆 동네인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차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을 전후해 대표직을 사퇴하고 공식적인 연임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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