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기자간담회…"좋은 점수나 낙제점 주기 어려워"
"초과이익 환원 고민해야…노동장관·대통령 물러서는 자세 우려돼"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10일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해 "70점으로, 좋은 점수나 낙제점을 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기업 초과이익 배분에 대한 정부 태도에 대해서는 "분배는 뒷전이고 기업의 성장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성과급도 노사 협상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가진 '이재명 정부 1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여전히 70점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답했다.
양 위원장은 작년 9월 언론 인터뷰 당시 정부 출범 100일 평가를 하며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정부의 노동 정책에 긍정적인 방향도 많지만, 아궁이 불을 때는데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노동 권리 중심의 정책 수립보다는 여전히 성장을 통한 분배에만 매몰돼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하고 하청 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 등이 충분히 대우받고 임금 소득을 통해 살아갈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그런 고민 속에 좋은 점수를 주기도, 그렇다고 낙제점을 주기도 어렵다"고 했다.
대기업 초과이익 배분 문제에 대해 양 위원장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할지 불명확한 지점이 있다"면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 때 영업이익 15%를 요구했는데, 나머지 85%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4∼5년 전 유가 폭등 때 정유사의 엄청난 이익으로 '횡재세' 논의가 있던 것처럼, 업종별 호황마다 이런 논의가 반복될 것"이라며 "노사정 논의를 통해 사회적 환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 N% 성과급'의 주주총회 결의 의무화 방안에 대해 양 위원장은 "영업이익 분배는 노동자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주총 결의를 통해 장치를 만든다는 건 회피를 위한 수단"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사 교섭에 정부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한 것 자체가 성과급이 노사협상 대상이란 걸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성과급이 파업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초기에 열을 올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 대통령의 물러서는 자세가 분배의 문제는 뒷전이고 기업의 성장에 주목하고 무게 중심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다음 주 대기업 소속 노조 대표자들과 초과이익 배분 관련 노동계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서는 원청교섭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위원장은 "기업들이 사용자성을 부정하며 교섭을 회피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후 민주노총 산하 산별조직 527곳에서 원청 485곳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으나, 실질적으로 교섭이 이뤄지고 있는 사업장은 인천의료원 1곳에 불과하다.
양 위원장은 "원청교섭에 집중해 7월 15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정년연장 논의에 대해 양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임금 결정 권한을 사용자에 주려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임금은 협상 대상인데 일방적으로 사용자에게 권한을 준다는 건 노동자 노후소득 보장 방향과 맞지 않다"고 했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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