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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늦잠을 자서 체험학습 장소에 택시를 타고 갔으니 그 비용을 학교가 물어내라는 한 학부모의 황당한 요구에 대해, 법조계는 "학교의 배상 책임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법적 책임은 부모에게 가장 크게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체험학습을 다녀온 중학교 2학년 학생의 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택시비를 요구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교사는 사전에 학생들을 조별로 편성해 집 근처에서 함께 출발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해당 학생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일행과 합류하지 못했고, 결국 혼자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했다.
이에 학부모는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는데 교사가 이를 배려하지 않았다"며 택시비 청구라는 황당한 민원을 제기했다. 과연 이 민원은 법적으로 타당할까.
학교 측이 택시비를 부담해야 할까? "의무 전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사나 학교 측이 택시비를 물어줄 법적 의무는 없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는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한 생활관계에 한정된다. 또한, 그 의무 역시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에만 책임이 인정된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학생의 '늦잠'이다. 교사가 사전에 조 편성을 마쳤음에도 학생이 집에서 늦잠을 자 합류하지 못한 상황까지 교사가 통상적으로 예견하고 방지할 수는 없다. 이는 교사의 감독 범위를 벗어난 영역이다.
또한,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교육활동 중 발생한 생명·신체의 피해를 보상 대상으로 규정한다. 학생의 늦잠으로 발생한 단순한 이동 지각 비용은 학교안전사고 공제급여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과실 비율은 어떻게 될까? "부모 책임이 가장 크다"
그렇다면 이번 촌극의 진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적으로 따져보면 '학부모 > 학생 > 교사' 순이다. 학부모의 과실이 가장 크고, 교사의 과실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첫째, 민법 제755조에 따라 친권자인 부모는 미성년 자녀의 생활 전반에 걸쳐 '법정감독의무'를 부담한다.
체험학습 당일 자녀가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기상을 확인하고 출발시키는 것은 부모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특히 학부모 스스로 "아이가 ADHD를 앓고 있다"고 주장한 만큼, 자녀의 기상과 출발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했어야 할 법적 책임은 부모 본인에게 있다.
둘째, 단독 이동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학생의 과실도 크다.
중학교 2학년(만 13~14세)은 지하철 이용 등 기본적인 이동과 상황 판단 능력을 갖춘 연령이다.
대법원 역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조차 상당한 자율 능력과 분별 능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한다. 학생 스스로 늦잠을 자 무리에서 이탈한 책임을 학교로 돌릴 수 없다.
반면 교사와 학교 측의 과실은 인정되기 어렵다. 교사는 사전에 조를 편성하고 집합 장소를 안내하는 등 통상적인 사전 준비 의무를 다했다.
교사가 학생의 ADHD 질환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집에서 자는 아이의 알람 역할'까지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
자녀를 아끼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보호·감독 의무 소홀로 빚어진 지각 사태의 비용을 학교에 떠넘기는 행위는, 법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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